(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여자골프의 간판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총상금 300만 달러)에서 정상에 오르며 통산 15승째를 수확했다.
세계랭킹 3위인 고진영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파72·6천53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고진영은 이민지(호주)와 동타를 이룬 뒤 1차 연장전에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45만 달러(약 6억원)다.
고진영은 올해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이후 약 두 달 만에 승수를 추가, LPGA 투어에서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15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 LPGA 투어 9개 대회를 치른 가운데 고진영은 한국 선수 중 유일한 우승자로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고진영은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파운더스컵에서만 세 번째 우승을 거뒀다.
이 대회에선 2015년 김효주, 2016년 김세영, 2018년 박인비가 우승했고, 2019년과 2021년, 그리고 올해 고진영이 정상에 올라 한국 선수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3라운드까지 선두 이민지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였던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 전반 이민지가 주춤한 사이 추격전에 나섰다.
이민지는 6번 홀(파3) 티샷을 물에 빠뜨린 여파로 더블 보기를 적어낸 뒤 다음 홀(파4) 버디로 만회했으나 전반엔 한 타를 잃었다.
이민지의 두 조 앞에서 경기한 고진영은 3∼4번 연속 버디와 7번 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고진영이 12번 홀(파5)에서 투온 투퍼트 버디로 먼저 치고 나갔으나 이민지는 11번 홀(파4)에서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다시 균형을 맞췄고 12번 홀 버디로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이어 이민지는 15번 홀(파3)에서 완벽한 티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든 뒤 놓치지 않고 고진영과의 격차를 두 타로 벌렸다.
하지만 고진영의 뒷심은 꺾이지 않았다.
17번 홀(파3) 티샷을 그린 주변 벙커에 빠뜨린 뒤 날카로운 벙커샷으로 홀을 직접 노렸으나 스치고 지나가 아쉬움을 삼킨 고진영은 이민지의 16번 홀(파4) 보기로 한 타 차로 뒤쫓았다.
이어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어려운 내리막 중거리 퍼트를 넣으며 동타로 먼저 경기를 마쳤고, 이후 이민지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연장전이 성사됐다.
기세가 오른 고진영은 18번 홀에서 이어진 첫 번째 연장전에서 승부를 갈랐다.
고진영이 이민지보다 훨씬 먼 버디 퍼트를 남겨뒀으나 홀 가까이 붙여 파를 지켜냈고, 이민지는 버디 퍼트를 흘려보낸 뒤 파 퍼트마저 놓치며 대회 2연패 문턱에서 돌아섰다.
3라운드 공동 2위였던 신인 유해란은 이날 한 타를 잃었으나 4위(8언더파 280타)로 시즌 최고 성적을 남겼다.
유해란은 LPGA 투어 정식 데뷔전인 3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공동 7위, 지난달 말 LA 챔피언십 공동 6위에 이어 시즌 세 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최혜진은 공동 13위(3언더파 285타), 김세영과 안나린은 공동 21위(1언더파 287타), 김아림은 공동 25위(이븐파 288타)로 마쳤다.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공동 42위(3오버파 291타)에 자리했다.
LPGA 투어는 한 주를 쉬어간 뒤 24일 개막하는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 달러)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