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포털 사이트에서 지난 시즌 순위표를 보면 정신이 차려져요. 팬들은 볼 때마다 상처를 받겠죠."
프로축구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의 이후권(33)은 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지난 시즌 성적이 2023시즌을 준비하는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2013시즌 부천FC에서 데뷔한 뒤 상무, 성남FC, 포항 스틸러스 등을 거친 이후권은 2019시즌부터 전남에서 뛰어왔다.
팀의 주축인 그는 지난해 12월 재계약을 해 전남에서 5번째 시즌을 보내게 됐다. 여기에 새 시즌 주장 완장까지 찼다.
이후권은 16일 전남 광양시 호텔락희광양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내가 선수로서 목표했던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K리그 200경기 출전을 모두 전남에서 이뤘다. 나도 전남 팬들과 구단이 원하는 목표인 승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재계약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에도 이후권은 정규리그 31경기에 나서 3골 1도움을 넣는 등 부지런히 뛰었다.
하지만 팀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시즌 도중 전경준 전 감독이 팀을 떠나고 이장관 감독이 부임해 지휘봉을 잡았으나,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권은 "선수들도 순위표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솔직히 다들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면서 "자존심을 회복하고 우리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자연스럽게 동기부여는 된다. 지금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성적표가 오히려 약이 된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동계 훈련을 하면서 감독님께선 '투쟁'을 강조하셨다. 훈련 시간도 길어지고, 강도도 더 강해졌다. 감독님이 경기 막바지에 실점하는 것을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더 강력하게 훈련을 시키신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이 공격적인 '화끈한' 축구를 지향하는 만큼 이후권도 팀의 스타일을 잘 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지 훈련 중에는 팀 프로그램 이후 코어 트레이닝 등 보강 운동을 진행하고, 시즌 중에는 개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을 관리한다.
다만 주장이 됐으니 올 시즌에는 자신뿐 아니라 팀 전체를 신경 써야 한다.
"주장을 맡게 돼 부담이 정말 컸다"는 그는 "이전에는 내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고참으로서는 필요할 때 조언만 하면 됐는데 이제 선수 한 명 한 명을 다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 팀을 어떻게 반전시킬지는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띠동갑 차이가 나는 어린 후배들도 있다. 이들에게 잘 다가가려고 인간관계에 관한 책도 많이 읽는다. 안 보이는 데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며 웃음을 지었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이후권은 "최종 목표는 당연히 승격"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전 구단 상대 승리를 하고 싶다. 홈 승률도 50%까지 높이면 플레이오프(PO) 진출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목표가 빨리 이뤄진다면 더 높은 순위를 노려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