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산 우리은행 포워드 김단비(33·180㎝)가 11년 만에 정규리그 1위 기쁨을 누렸다.
우리은행은 1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와 원정 경기에서 76-52로 이겼다.
21승 4패가 된 우리은행은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김단비가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것은 신한은행에서 뛰던 2011-2012시즌 이후 11년 만이다.
인천 출신으로 프로 데뷔 후 줄곧 신한은행에서만 활약한 김단비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우리은행으로 옮겼고, 이적 첫 시즌에 정규리그 1위를 일궈냈다.
25경기에서 18.5점, 9.2리바운드, 6.4어시스트로 펄펄 날며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었다.
김단비는 "11년 전에는 팀에서 막내에 가까웠고, 지금은 동료 선수들을 이끄는 상황"이라며 "외부에서 우리은행이 당연히 우승한다는 말이 많아 부담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 모두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이룬 결과"라며 "오늘 우승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종 목표에 한발 다가선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도 14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해낸 김단비는 "농구는 예민한 종목이라, 잘하는 선수들이 모였다고 해도 선수마다 습관이 있기 때문에 엇박자가 많이 나기 마련"이라며 "저도 아직 맞추는 과정에 있고, 흔히 말하는 '눈빛만 봐도 아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팀내 맏언니 김정은(36)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단비는 "(김)정은 언니도 6년 전에 저와 똑같이 FA로 이적했기 때문에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다"며 "정은 언니가 있어서 제가 팀에 잘 녹아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지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는 아직 뽑힌 적이 없는 그는 MVP 이야기가 나오자 "솔직히 욕심이 나는 것이 사실이고, 잘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며 웃었다.
정규리그 1∼4라운드 가운데 1, 2, 4라운드 MVP를 독식, 정규리그 MVP도 예약했다는 평을 듣는 김단비는 "제가 받는다고 해도, 저 혼자 잘해서 받는 상은 아니다"라며 "모든 선수와 같이 받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위성우 감독이 옆에서 정신적인 부분을 잘 잡아주지 않느냐'는 물음에 "가장 많이 흔드시는 게 감독님"이라고 농담을 섞어 답한 김단비는 "이걸 그냥 진지하게 쓰시면 안 되고, 끝에 'ㅋㅋㅋ'를 넣어주셔야 한다"고 주문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김단비는 "오늘이 끝이 아니고,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까지 선수들 모두 하나가 돼서 달려갈 생각"이라고 3월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