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의 '에이스' 최준용(29)이 숨 가쁜 정규리그 일정에 불만을 털어놨다.
최준용은 1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많이 하면 좋지만, KBL에 10개 팀밖에 없는데 팀당 54경기를 한다.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32분 55초를 뛰며 13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 SK의 89-85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실에 들어선 그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SK는 12일 곧바로 2위 창원 LG(26승 14패)와 경기를 치른다. 이날 가스공사전을 포함해 19일까지 9일간 6경기를 치르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선수들의 피로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최준용은 작심한 듯 "일정을 짤 때 선수 보호 차원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부상자가 많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들 생각을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도 경기를 강행한 적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미국프로농구(NBA)와 일본 B리그는 팀당 각각 한국보다 많은 82경기, 60경기를 치르지만, 54경기도 선수들에게 부담이 적지는 않다.
여기에 플레이오프(PO), 동아시아슈퍼리그(EASL)를 포함하면 경기 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최준용은 최근 전주 KCC의 허웅 등 각 팀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9일 KCC-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만 4명이 다쳤다"고 짚은 그는 "아무리 정신력 싸움이라지만, 굳이 이렇게 몸을 혹사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모든 선수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1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시즌을 잘 치르려고 준비하는데 다치면 안 된다. 다치는 선수가 계속 나와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KBL에서 나를 욕할 수도 있지만, 욕을 하는 대신에 조금 바꿔줬으면 좋겠다.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54경기를 치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