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을 잡은 흥국생명의 숨은 공신은 세터 이원정이었다.
지난해 12월 말 GS칼텍스에서 트레이드된 이원정은 이날 현대건설전에서 두 번째로 선발을 치렀다.
그러나 적응기가 무색하게 세트 시도 103개 중 45개를 성공하며 쌍포 김연경(22점)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20점)의 득점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만난 김대경 흥국생명 감독 대행과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모두 이원정을 언급했다.
김 감독 대행은 "이원정 세터가 김연경에게 준 공이 이쁘게 전달돼서 (점수를) 좀 더 많이 올릴 수 있었다"며 "준비했던 공격적인 플레이가 잘 나왔다"고 만족해했다.
기존 세터 김다솔보다 상대 팀에 장단점이 덜 노출된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김 감독 대행은 "다솔이의 플레이는 라운드를 거치면서 분석이 많이 됐는데 (이원정은) 경기를 선발로 뛴 경우가 별로 없어서 상대 팀이 대비가 덜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연경이의 점유율이 높아져서 팀이 공격적으로 도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김연경의 공격 점유율은 41.86%로 올 시즌 최고를 기록했다.
김연경과 김다솔이 호흡이 잘 맞는다고 가늠해볼 수 있는 지점이다.
세터임에도 이날 블로킹 득점 4개라는 이색 기록을 낚기도 했다. 전체 팀 블로킹 득점(7개)의 과반이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낮은 높이에서 (공격)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는데, 이원정이 낮은 블로킹을 맡아 뚫어내기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7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경기. 득점에 성공한 흥국생명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3.2.7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경기로 흥국생명(승점 60·20승 6패)은 현대건설(승점 60·21승 5패)과 승점이 같아졌다.
승수에서 앞선 현대건설을 바로 제치진 못했으나 선두 역전까지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김 감독대행은 "이제 같은 출발선에 섰는데 선수들이 더 잘해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훈련해서 더 많은 승리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 감독은 "흥국생명이 너무 좋은 컨디션이었고 더 좋은 배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선수들도 밀리는 가운데 열심히 잘해줬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