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를 '양력'으로 삼은 대한항공의 8연승 고공비행

잔소리를 '양력'으로 삼은 대한항공의 8연승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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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민 "잔소리 좀 줄여줘요"…한선수 "배구 하는 내내 해야"

손을 맞잡은 대한항공의 잔소리꾼 한선수(왼쪽)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손을 맞잡은 대한항공의 잔소리꾼 한선수(왼쪽)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힘든 경기를 했다. 범실이 많이 나오고 집중력도 떨어졌다. 신경을 써야 할 거 같다."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 전에서 3-0 승리를 견인해 팀의 8연승을 이어간 대한항공 주장 한선수(37)는 경기 후 동료들을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셧아웃 승리를 따냈어도, 숱한 범실로 외국인 선수 리버맨 아가메즈(등록명 아가메즈)가 빠진 우리카드를 상대로 매 세트 접전을 벌인 동료들에게 채찍을 든 것이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통합 우승팀인 대한항공은 2022-2023시즌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간다.

최근 8연승을 포함해 14승 2패, 승점 42로 2위 현대캐피탈(11승 5패, 승점 33)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두를 달린다.

리그 최고의 세터인 한선수는 코트 안팎에서 동료들에게 잔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팀 최고참으로 이제는 한발 물러서서 굳이 싫은 소리를 하지 않을 법도 하지만, 후배들에게는 여전히 무서운 선배다.

경기 중 동료들과 이야기하는 대한항공 김규민(가운데)
경기 중 동료들과 이야기하는 대한항공 김규민(가운데)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블로킹 2개를 추가해 프로배구 통산 14번째 500블로킹을 채운 대한항공 미들블로커 김규민(32)은 "(한)선수 형 잔소리만 없으면 좋을 거 같다"며 웃으며 비수를 날리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8연승 비결을 "(한)선수 형이 요즘 잔소리를 조금 덜 하고 중심을 잡으니 팀이 안 무너진다"고 말할 정도다.

친한 후배의 직격에 한선수는 "배구 하는 내내 잔소리를 해야 한다"면서 "(또 다른 미들블로커) 김민재는 점프가 좋아서 공중에서 버티는데, 규민이는 점프 떴다가 바로 떨어져서 거기에 바로 쏴줘야 한다"고 반격했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김규민은 "전위에 있을 때마다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 칭찬받아 본 기억이 있나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후배들이 선배의 질책을 잔소리로 말하고 넘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화로 풀어가는 대한항공의 팀 컬러를 보여준다.

토미 틸리카이넨(35) 감독이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날 "당분간 내 잔소리를 안 들어도 되니 우리 선수들은 정말 기분 좋을 것"이라고 농담할 정도로 끊임없이 말이 오가는 팀이다.

잔소리를 긍정적인 동력으로 삼아 연승을 이어가는 대한항공에 대해 한선수는 "연승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우승하며 쌓은, 힘든 경기를 해도 끝까지 버티는 힘이 생겼다"며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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