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 밖은 어수선해도…그라운드선 승부 집중한 미국-이란

[월드컵] 경기장 밖은 어수선해도…그라운드선 승부 집중한 미국-이란

링크핫 0 279 -0001.11.30 00:00

정치적 '앙숙' 맞대결로 관심…한 골 차 접전서 승리한 미국, 16강 진출

'스포츠 앞에 적대국은 없었다'

(도하=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가 끝난 뒤 미국 유너스 무사(오른쪽)가 이란 라민 레자이안을 위로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1-0으로 이란에게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022.11.30 [email protected]

(도하=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만난 '앙숙' 미국과 이란이 미묘한 정치 상황과는 달리 그라운드 위에선 승부에 집중하며 접전을 벌였다.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은 조 편성이 결정됐을 때부터 경기 외적인 이슈로 더 큰 관심을 끈 경기였다.

정치적으로 오랜 '앙숙' 관계인 두 팀이 월드컵 조별리그 한 조에 묶이고,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마지막 대결을 펼치게 되면서다.

미국과 이란이 앞서 A매치에서 맞붙은 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이란 2-1 승)와 2000년 1월 평가전(1-1 무)이었는데, 22년이 흘러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이란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는 이 경기에 '정치적 배경'을 더했다.

이란에선 9월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숨진 사실이 알려진 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했다.

국가 부르는 이란 선수들
국가 부르는 이란 선수들

(도하=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 이란 선수들이 경기 전 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2.11.30 [email protected]

이란 선수들은 잉글랜드와 1차전 시작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하며 반정부 시위대에 연대 의사를 나타냈고, 웨일스와 2차전 때는 경기장 밖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는 등 줄곧 시끄러웠다.

이런 가운데 두 팀의 경기 직전엔 미국 대표팀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 여성 인권에 대한 지지의 뜻으로 이란 국기 가운데 위치한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삭제하는 사건이 더해지며 긴장감이 증폭되는 양상이었다.

'축구장에서는 하나'

(도하=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
관중석의 축구팬들이 미국과 이란 국기 사이에 하트를 그려넣은 피켓을 들고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30 [email protected]

최근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날 경기장 관중석에선 저마다의 방식으로 의견을 표출하는 팬들이 곳곳에 나타났다.

'자유', '마흐사 아미니'라는 문구가 찍힌 티셔츠를 입은 이란 팬, 이란과 미국 국기 사이에 하트(♥)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든 관중, 두 국기가 양쪽 가슴에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남성, 히잡을 쓴 이란 여성 팬 등이 뒤섞였다.

이란 응원하는 축구팬들
이란 응원하는 축구팬들

(도하=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 이란 응원팬들이 이란팀을 응원하고 있다. 2022.11.30 [email protected]

관중들은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기보다는 이들은 각자 팀을 응원하는 데 더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이란 팬들은 북과 나팔로 하나의 리듬을 만들며 일사불란한 응원전을 이어갔고, 팬들의 함성 속에 그라운드에 선 이란 선수들은 웨일스와의 2차전에 이어 국가를 불렀다.

열광적인 미국 팬들
열광적인 미국 팬들

(도하=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 미국 축구팬들이 미국팀을 응원하고 있다. 2022.11.30 [email protected]

미국 관중석은 장내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이란 팬들만큼 목소리가 크진 않았으나 국가 연주 땐 대형 국기를 펼쳐 들었고, 'USA'를 비롯한 구호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었다.

관중석 한쪽에서 일부 관중이 '마흐사 아미니' 이름의 피켓을 들었다가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는 상황 등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여느 때 같은 '한 경기'를 치열하게 치렀다.

정치적 갈등 관계인 국가의 대결에서 나타날 거로 짐작할 법한 '살벌함'은 관중석이든 그라운드든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돌파 시도하는 타레미
돌파 시도하는 타레미

(도하=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9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이란과 미국의 경기.
이란의 메디 타레미가 미국의 웨스턴 매케니(8번)의 수비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22.11.30 [email protected]

초반부터 정교한 기술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미국과 조직적 수비로 대응하는 이란이 내내 접전을 벌이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전반 38분 '에이스' 크리스천 풀리식의 한 방이 터진 뒤 이란의 공세를 막아낸 미국이 1-0으로 승리, 이란을 앞질러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해 양 팀의 희비는 극명히 엇갈렸다.

낙담하는 선수들을 향해 이란 팬들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미국 선수들도 이란 선수들을 위로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65934 브라이슨 디섐보(왼쪽) 필드의 과학자 디섐보, 마스터스서 3D 프린터 제작 아이언 사용 골프 03:23 0
65933 마스터스 파3 대회 캐디로 나선 배우 송중기 라이, 마스터스 파3콘테스트 우승…임성재는 배우 송중기와 호흡 골프 03:23 0
65932 비디오 판독 항의하는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 '불공정'에서 '비공식 우승'까지…블랑 감독의 고단수 심리전 농구&배구 03:22 0
65931 2군 구단 창단 논의하는 김영환 도지사와 김재박 전 감독, 장종훈 전 코치 충북도 "다목적 돔구장 건립·2군 프로야구단 창단 도전" 야구 03:22 0
65930 출사표 밝히는 두산 김원형 감독 김원형 두산 감독 "단비 같아…최민석 투구, 숨통 트이는 느낌" 야구 03:22 0
65929 호르헤 솔레어(왼쪽)와 레이날도 로페스의 난투극 MLB 사무국, 난투극 벌인 솔레어·로페스 나란히 출장 정지 야구 03:22 0
65928 강원과 계약한 고은석, 최재혁, 김태혁(이상 위부터). K리그1 강원, 16세 최재혁과 준프로 계약…구단 최연소 축구 03:22 0
65927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 프로야구 키움 서건창, 이르면 5월 초 복귀 야구 03:22 0
65926 [프로야구] 10일 선발투수 야구 03:22 0
65925 마테우스(왼쪽부터), 무고사, 야고, 이동경 마테우스·무고사·야고·이동경, K리그 2·3월 MVP 경쟁 축구 03:22 0
65924 프로농구 감독상 수상한 조상현 감독 프로농구 감독상 조상현 "LG '1옵션'이 저라고요?…많이 부족" 농구&배구 03:22 0
65923 KLPGA 투어 김민솔 슈퍼루키 김민솔, KLPGA 투어 iM금융오픈 1R 단독 1위 골프 03:22 0
65922 여자농구 하나은행과 삼성생명의 경기 장면 '젊은피' 활약한 여자농구 하나은행, 삼성생명 꺾고 PO 기선제압(종합) 농구&배구 03:21 0
65921 V리그 경기 관전하는 차상현 감독 차상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후보, 내주 체육회에 승인 요청 농구&배구 03:21 0
65920 프로농구 국내선수 MVP 수상한 이정현 프로농구 소노 PO 이끈 이정현, 정규리그 MVP…감독상은 조상현(종합) 농구&배구 03:2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