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윌리엄스 형제, 24시간 격차로 스페인·가나 대표로 데뷔전

[월드컵] 윌리엄스 형제, 24시간 격차로 스페인·가나 대표로 데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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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니코는 스페인 대표로 24일, 형 이냐키는 가나 대표로 25일에 데뷔전

형제의 부모는 가나 출신으로 사막 뚫고, 스페인에 정착

포르투갈전 패배를 아쉬워하는 가나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
포르투갈전 패배를 아쉬워하는 가나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

(도하 로이터=연합뉴스) 가나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벌인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2-3으로 패한 뒤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냐키 윌리엄스(28)와 니코 윌리엄스(20) 형제는 스페인에서 태어났고,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함께 뛴다. 그러나 월드컵 데뷔는 '다른 국가 소속'으로 했다.

AP통신은 25일(한국시간) "윌리엄스 가족은 24시간 만에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느꼈다"고 전했다.

스페인 대표팀 공격수 동생 니코 윌리엄스는 한국시간으로 24일 오전 1시에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시작한 코스타리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후반 24분에 교체 출전하며 월드컵 무대에 처음 섰다.

형 이냐키 윌리엄스는 25일 오전 1시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벌인 포르투갈과의 H조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냐키 윌리엄스에게도 이 경기가 월드컵 데뷔전이었다.

니코와 이냐키가 하루 사이에 월드컵 본선 경기에 출전하면서 윌리엄스 형제는 2010년과 2014년 월드컵에 출전한 케빈-프린스 보아텡(가나)·제롬 보아텡(독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다른 국가 소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선 형제로 기록됐다.

다만 어머니가 다른 보아텡 형제와 달리 윌리엄스 형제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섰지만, 윌리엄스 형제의 경기 뒤 표정은 달랐다.

스페인은 코스타리카를 7-0으로 완파했지만, 가나는 포르투갈에 2-3으로 패했다.

니코 윌리엄스는 스페인 대표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이냐키 윌리엄스는 종료 휘슬이 울리자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AP통신은 '두 형제, 두 팀,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라는 제목으로 윌리엄스 형제의 월드컵 데뷔 소식을 전했다.

스페인 대표로 월드컵 무대에 선 니코 윌리엄스
스페인 대표로 월드컵 무대에 선 니코 윌리엄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윌리엄스의 부모는 30년 전에 가나를 떠나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트럭의 짐칸에 올라 가나를 벗어난 뒤, 사막을 횡단해 스페인으로 갔다.

이냐키 윌리엄스는 "부모님이 유럽에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지금과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며 "축구를 시작할 방법도 몰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윌리엄스 가족은 '가나의 문화'는 유지했다.

이냐키 윌리엄스는 "내 형제들은 밖에서는 바스크어를 쓰지만, 집에 오면 부모님들이 가나에 계실 때 쓰던 트위어로 말한다"며 "나는 스페인과 가나의 문화를 모두 체험했다. 스페인에서 자랐지만, 가나 출신 부모님의 영향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나 대표팀'을 택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냐키 윌리엄스는 가나 대표팀 합류에 관해 "가나를 100% 이해하는 선수를 대신해 내가 월드컵에 출전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가나축구협회는 이냐키 윌리엄스를 향한 '구애'를 멈추지 않았다.

서아프리카 여행 등을 통해 가나와 조금 더 가까워진 윌리엄스는 올해 7월 가나 대표팀 합류를 공식 선언했다.

가나 대표팀
가나 대표팀 '형' 이냐키(왼쪽)와 스페인 대표 '동생 니코

[이냐키 윌리엄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가나축구협회는 동생 니코 윌리엄스에게도 월드컵 대표팀 합류를 요청했다.

그러나 니코 윌리엄스는 스페인 대표팀을 택했다.

이냐키 윌리엄스는 "내가 스페인 대표팀에 뽑힌 건, 아주 오래 전(2016년) 일이다. 스페인 대표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건 불가능했다"며 "동생은 스페인 대표팀에 뽑혔다. 나와 동생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라고 동생 니코 윌리엄스의 사정을 설명했다.

오토 아도 가나 대표팀 감독도 윌리엄스 형제의 다른 선택을 존중했다.

아도 감독은 포르투갈전이 끝난 뒤 "윌리엄스 형제는 가나와 스페인을 모두 자신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가슴에 두 나라를 품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냐키 윌리엄스는 가나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부터 가나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동시에 스페인에도 비슷한 감정을 드러냈다. 동생 니코 윌리엄스도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형제는 가나와 스페인 대표팀 A매치 데뷔전도 하루 차이로 했다.

AP통신은 "이냐키 윌리엄스가 9월 23일 브라질을 상대로 가나 대표팀 소속 첫 경기를 치렀고, 다음날 니코 윌리엄스가 스위스전에서 스페인 성인 대표팀으로 처음 출전했다"고 전했다.

윌리엄스 형제는 두 번째 월드컵 경기를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같은 날, 카타르 현지시간 기준으로는 하루 차이로 치른다.

스페인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4시에 독일, 가나는 같은 날 오후 10시 한국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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