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하반기 들어 주춤했던 '대세' 박민지(24)가 다시 우승 사냥에 시동을 걸 태세다.
박민지는 25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 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곁들여 2언더파 70타를 쳤다.
3언더파 69타로 선두에 오른 신인 유서연(19)에 1타 뒤진 박민지는 김해림(33)과 함께 공동 2위에 포진,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상반기에만 3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독주하는 듯했던 박민지는 하반기 들어 3차례 대회에서 한 번도 10위 이내에 들지 못해 상금랭킹은 턱밑까지 쫓겼고, 대상 포인트에서는 3위로 밀렸다.
최근 세 차례 대회에서 박민지는 특히 첫날 성적이 신통치 않아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곤 했지만, 모처럼 상위권으로 첫날을 마쳤다.
박민지는 "연습 라운드 때 러프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잘 친 선수와 잘못 친 선수가 확실히 구분되는 어려운 코스 세팅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기도 했다"면서 "이렇게 어려운 코스에서 언더파로 마쳐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박민지는 2번 홀(파4) 보기로 초반은 불안했지만 7번 홀(파3) 7m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0∼12번 홀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탔다.
특히 11번(파4), 12번 홀(파5)에서는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는 등 장기인 중거리 퍼팅이 살아났음을 알렸다.
박민지는 "그동안 퍼팅이 애를 먹인 건 사실"이라면서 "잘 될 때 샷과 퍼팅 감각을 떠올리며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위기관리도 돋보였다.
14번 홀(파4)에서는 세 번째 샷마저 그린을 벗어났지만 절묘한 칩샷으로 보기로 막았고, 18번 홀(파5)에서는 러프에 빠져 네 번 만에 겨우 그린에 올라왔으나 5m가 넘는 파퍼트를 집어넣었다.
박민지는 "위기는 막고, 기회는 살린 하루였다"며 "내일도 언더파를 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데뷔해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던 유서연은 이날 정확한 티샷을 앞세워 버디 6개를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 깜짝 선두에 나섰다.
페어웨이 안착률 2위인 유서연은 "러프가 길어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유서연이 파 4홀과 파 5홀에서 친 티샷 가운데 러프에 떨어진 건 딱 한 번뿐이었다.
김해림은 버디 6개에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곁들였다.
이주미(27), 하민송(26), 김지현(31), 홍지원(22) 등 4명이 1언더파 71타로 뒤를 이었다.
깊은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 빠른 그린 탓에 이날 언더파를 친 선수는 이들 7명뿐이다.
박현경(22)은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8위에 올랐고,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한진선(25)은 2오버파를 치고도 공동 16위로 첫날을 마쳤다.
대상 포인트 1위 유해란(21)도 2오버파 74타로 공동 16위에 포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