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나 국제정치 공부하러…박형철 "자유론만 여러번 읽었죠"

코트 떠나 국제정치 공부하러…박형철 "자유론만 여러번 읽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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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업 하는 박형철
레이업 하는 박형철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벌써 여러 번 정독했어요. 지금도 틈나는 대로 읽으려고 하죠."

프로 생활을 마무리한 박형철(35·전 안양 KGC인삼공사)은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왜 정치학이냐'는 질문에 감명 깊게 읽은 책 이야기를 꺼냈다.

19세기 사상가 밀의 대표작인 '자유론'은 자유에 대한 고찰이 빛나는 정치철학계의 고전으로 꼽힌다.

프로농구 2021-2022시즌이 끝나며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박형철은 지난 25일 공식 은퇴했다.

박형철은 이번 가을 학기부터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한 국립대학교의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정치학 공부에 매진할 예정이다.

특히 국제정치 분야를 인생의 다음 업으로 삼으려 한다.

박형철은 "입학을 허락한 교수님이 국제 분쟁을 전공하신 분"이라며 "무역, 통상 등 분쟁의 해결 방법을 정치학 측면에서 따져보는 연구를 하셨다"고 설명했다.

은퇴 후 체육학이 아닌 사회과학 학계로 뛰어드는 경우는 농구뿐 아니라 프로 스포츠 전체를 뒤져도 드물다.

박형철은 "역사와 철학책을 예전부터 좋아했다"며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이런 학문 분과들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정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좋아하는 주제를 공부하면서 먹고 살 수 있게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내내 가지고 있었다"며 "농구는 나이가 들면 계속할 수 없지만, 공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2010년 창원 LG에 지명된 박형철은 이후 서울 SK, 울산 현대모비스, 인삼공사를 거치며 13년을 프로농구 선수로 뛰었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PO)를 합쳐서 통산 310경기를 뛴 그는 더는 농구에는 미련이 없다고 말했다.

8살 때부터 농구를 해왔다는 박형철은 "농구는 할 만큼 해 지쳤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돌파 시도하는 박형철(왼쪽)
돌파 시도하는 박형철(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공부에 대한 열정과는 별개로 그의 대학원 진학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운동선수로 연세대에 입학한 그는 대학원 진학 시 학생 선발의 주요 기준 중 하나인 학부 학점이 낮다.

그가 정치학을 공부한다면서 굳이 미국이나 독일 등이 아닌 일본을 선택한 이유다.

박형철은 "처음엔 당연히 미국을 가고 싶었다"며 "내 학점을 들이미니까 다 거절당했다. 미국 대학은 두 번 도전하고 바로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대학도 두 번이나 떨어지고 나서 세 번째에 된 것"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유학을 앞둔 박형철의 당면 과제도 농구에서 어학으로 자연스레 옮겨졌다.

이날도 일본어 학원을 다녀왔다는 그는 "원어민에게 회화를 배우고 있다"며 "일상적 대화는 지금도 가능한데, 전공 지식까지 나누려면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농구 선수가 경쟁도 심하고 쉽지 않은 직업"이라며 "나는 떠나지만 다른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 멀리서 응원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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