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박민지(24)가 2주 연속 타이틀 방어라는 진기록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박민지는 20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서연정(27)을 4홀 차로 제압했다.
박민지는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둬 16강에 진출했다.
작년 이 대회에서 7전 전승으로 우승했던 박민지는 이 대회 사상 첫 2연패와 함께 지난 15일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제패에 이어 2연승을 노린다.
KLPGA투어에서 2주 연속 2연패를 달성한 사례는 아직 없다.
박민지는 또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11연승을 올렸다. 11연승은 김자영(31)이 가진 이 대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다.
박민지는 16강전에서 이기면 최다 연승 기록의 새 주인이 된다.
조별리그에서 똑같이 2연승을 올린 서연정을 맞아 박민지는 부담감 탓인지 초반에는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하고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밑져야 본전'인 서연정은 오히려 날카로운 샷으로 맞섰다.
2번 홀(파5)에서 동반 버디를 잡아냈고, 3번 홀(파4)에서는 박민지가 보기를 한 바람에 서연정이 앞서 나갔다.
박민지는 칩샷 버디 2방으로 흐름을 돌려세웠다.
6번 홀(파5)에서는 서연정의 버디 퍼트를 앞두고 칩샷을 홀에 꽂아 넣었고, 1홀 차로 지고 있던 8번 홀(파4)에서도 또 한 번 칩샷으로 버디를 만들어냈다.
박민지는 "6번 홀에서는 (서)연정 언니가 버디 퍼트를 넣을 것 같아서 무조건 넣자고 마음먹었다. 8번 홀에서는 아까 넣었으니까 또 넣어보자는 생각이었다"면서 "8번 홀 칩샷 버디가 끌려가던 경기의 흐름을 바꾼 승부처였다"고 돌아봤다.
버디를 3개나 잡아내며 맞서던 서연정이 9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자, 박민지는 10번 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 2홀 차로 달아났다.
서연정의 11번 홀(파4) 보기로 승기를 잡은 박민지는 14번 홀(파4)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15번 홀에서 경기를 끝냈다.
박민지는 "목표로 잡은 16강 진출에 성공해 만족한다. 4번을 더 이겨야 우승한다. 4강 진출이 다음 목표"라면서 "조별리그와 다른 건 없다. 모든 매치에서 지면 떨어진다. '이 퍼트 못 넣으면 진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투지를 보였다.
"몸은 힘든데 오히려 비거리도 더 나고, 샷도 더 날카로워졌다"는 박민지는 "체력 관리가 중요하기에 샷 연습은 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 먹고 푹 쉬면서 내일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지의 16강전 상대는 2년차 홍정민(20)으로 정해졌다.
홍정민은 정지민(26)과 연장전을 벌인 끝에 16강에 올랐다.
지난해 박민지와 결승에서 져 준우승을 차지한 박주영(32)은 임신 6개월의 몸으로 조별리그를 3연승으로 장식하고 16강에 진출했다.
박주영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허다빈(25)을 5홀 차로 제쳤다.
1차전 12개 홀, 2차전 16개 홀, 그리고 이날 14개 홀만 치른 박주영은 "내게는 체력을 최대한 아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초반부터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허리가 너무 아프다"는 박주영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까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틀 동안 36홀씩 치는 강행군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박주영은 임희정(22)을 넘어야 8강에 오른다.
임희정은 김소이(28), 마다솜(23) 등 3명 연장전 끝에 16강에 진출했다.
교촌 허니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조아연(22)은 지한솔(26)과 연장전을 벌여 16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인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챔피언 유해란(21)과 개막전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우승자 장수연(28), 한국일보 메디힐 챔피언십을 제패한 박지영(26)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1일 오전에 16강전을 치러 이긴 선수들은 오후에 8강전에 나서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4강에 진출한 4명은 22일 오전 준결승전에 이어 오후에는 결승과 3-4위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