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신생 투어 리브 인터내셔널 골프 시리즈를 이끄는 그레그 노먼(호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문제와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골프채널은 13일(한국시간) 리브 골프 인베스트먼트 대표 자격으로 리브 인터내셔널 골프 시리즈 홍보 행사에 나선 노먼이 '자말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모두 실수르 저지른다. 그런 실수들로부터 앞으로 어떻게 그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지 배우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노먼이 '실수'라고 단정 지은 자말 카슈끄지 사건은 사우디 왕실을 비판했던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2018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부가 보낸 암살팀에 살해된 사건이다.
미국 정보 당국은 이에 대해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암살을 직접 지시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노먼이 대표로 있는 리브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의 직간접적 투자를 받아 설립된 회사로 알려졌다.
사실상 리브 인터내셔널 골프 시리즈 자체가 빈 살만의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결국 노먼의 발언은 리브 골프 인베스트먼트 수장으로서 자신의 자본 줄인 살만 왕세자와 관련된 범죄 의혹을 '단순한 실수'라고 옹호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노먼의 발언이 알려지자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곧바로 "심각하게 잘못된 발언"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리브 인터내셔널 골프 시리즈는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이 피로 물든 자신들의 이미지를 씻기 위해 사용하는 스포츠 이벤트"라며 "사우디아라비아가 후원하는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일어나고 있는 인권 참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브 인터내셔널 골프 시리즈는 다음 달 9일 영국 개막전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미국,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총 8차례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필 미컬슨(미국)과 리 웨스트우드, 이언 폴터(이상 잉글랜드)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속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것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PGA 투어는 소속 선수들의 출전 요청을 거부한다고 지난 11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