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실력뿐 아니라 예쁜 얼굴과 활달한 성격으로 누구보다 인기가 높은 박현경(21)은 전북 익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프로 선수가 된 뒤에는 경기도 용인으로 집을 옮겼지만, 익산시 홍보대사를 맡는 등 익산과 인연은 여전히 끈끈하다.
박현경은 15일 전북 익산의 익산 컨트리클럽(파7)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아내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을 매기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인 이 대회에서 박현경은 이날 14점을 보탰다.
전날 6점에 그쳤던 박현경은 "어제는 나도 모르게 보기를 피하는 스트로크 방식 대회 버릇이 나왔지만, 오늘은 버디를 노리고 공격적으로 쳤다"고 말했다.
고향에서 이번 시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박현경은 "반겨주시는 고향 분들이 많아 행복하다"면서 "밥을 사겠다는 분들도 너무 많다"고 소개했다.
익산 CC 진입로에는 박현경을 응원하는 익산 주민들이 내건 플래카드가 10개 넘게 걸렸다.
박현경은 "놀러 온 게 아니고 대회를 치르러 왔기 때문에 고향 분들의 사적인 만남은 자제하고 있다"면서 "시즌이 끝난 다음에는 한분 한분 다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대회가 열리는 익산 CC는 박현경에게는 '고향 속 고향'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였던 아버지 박세수 씨는 익산 CC 소속 프로였고, 어머니는 익산 CC 직원이었다.
박현경이 태어난 집은 익산 CC 6번 홀과 붙어 있다.
박현경은 "초등학교 때부터 익산 CC에서 공을 쳤다. 아마 100번 좀 안 되게 라운드한 것 같다. 어디를 겨냥할지를 몸이 저절로 안다"고 말했다.
더구나 박현경의 캐디를 맡은 아버지 박 씨는 그린의 잔주름까지 다 꿰고 있다.
박현경은 "나도, 아빠도 코스를 너무 잘 안다. 못 치면 핑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향 팬들의 응원에 코스를 훤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박현경에게는 부담이다.
"어제도 고향에서 잘하려는 마음에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은 박현경은 "이번 대회는 코스와 싸움이 아닌 나와의 싸움"이라고 밝혔다.
박현경은 "다행히 오늘은 (잘하려는) 마음을 좀 내려놨더니 경기가 잘 풀렸다"면서 "부담감을 즐거움으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