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권훈 기자 = "저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죠."
10일 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는 대한골프협회 추천으로 국가대표 박서진(16)이 출전했다.
올해 국가대표에 뽑혀 태극마크를 달고선 이번이 처음 나서는 프로 대회다.
이 대회가 프로 선수 3명에 아마추어 1명이 팀을 이뤄 순위를 가리는 단체전을 겸하고 있어 박서진은 폴린 루생(프랑스), 린네아 요한손, 안나 마그누손(이상 스웨덴)과 함께 경기를 치렀다. 개인전은 참가하지 않았다.
박서진은 이날 4언더파 68타를 때렸다.
개인전에 나섰더라면 김효주와 공동 선두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주장인 루생은 77타, 요한손은 76타, 그리고 마그누손은 70타를 쳤다. 박서진이 팀 내 최저 타수를 적어낸 덕분에 팀 순위에서는 10언더파로 공동 1위에 올랐다.
박서진은 "개인 순위는 상관없으니까 좀 공격적으로 쳤다. 처음 치는 코스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며 활짝 웃었다.
박서진은 지난해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클럽에서 치러졌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때 중학생으로 출전해 공동 13위에 올라 골프 팬들에게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유망주.
지난 5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컵에서 깜짝 우승한 이효송이 박서진과 동갑이자 국가대표 동료다.
박서진은 "효송이 우승 소식을 듣고 맨 먼저 내 일처럼 기뻤다"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프로 대회에 나가서도 얼마든지 우승할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박서진은 지금까지 프로 대회는 두 번밖에 출전한 적이 없다.
지난 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과 작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었다.
14살이던 2022년 롯데오픈에서 거뜬하게 컷을 통과했고, 작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때는 첫날 4언더파 68타를 때리더니 다음날은 67타를 적어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3라운드에서 타수를 잃은 게 아쉬웠다.
박서진은 올해는 프로 대회 출전 기회가 많아졌다.
31일 개막하는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과 6월 한국여자오픈, 그리고 7월 롯데오픈까지 3차례 출전이 확정됐다.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은 주최 측 초청을 받았고 한국여자오픈은 국가대표 자격으로 나선다.
롯데오픈은 예선전에서 65타를 쳐 1위를 차지해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박서진은 "프로 언니들은 정말 노련하더라. 노련한 경기 운영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 언니들한테 노련한 경기 운영 말고 배울 게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박서진은 배시시 웃기만 했다.
박서진은 KLPGA 투어에서 최장타자로 꼽히는 방신실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장타를 친다. 아이언샷도 정확한 편이다.
"올해 프로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드는 게 목표"라는 박서진의 희망이 실현될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