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세계챔피언 만든 마레스카 감독, 새해 첫날 충격의 결별(종합)(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가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안긴 엔초 마레스카 감독과 갈라섰다.
첼시 구단은 2일(이하 한국시간) 마레스카 감독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결별한다고 밝혔다. 현지 시간으로 새해 첫날, 충격적인 발표가 나왔다.
축구 기록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마레스카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월 1일 팀을 떠난 첫 사령탑이다.
첼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획득을 포함해 4개 대회에서 중요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팀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변화를 주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2024년 6월 첼시 사령탑에 부임하고서 약 1년 만에 매머드급 대회인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지휘했다.
구단이 성적 부진을 결별의 이유로 내세우지만, 마레스카 감독이 팀을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고서 불과 6개월 만에 떠나야 할 만큼 상황이 안 좋은 건 아니다.
첼시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5위(승점 30)를 달리고 있다. 선두 아스널(승점 45)을 따라잡기는 어렵겠지만, 다음 시즌 UCL에 진출할 수 있는 4위권 진입은 여전히 가능하다.
또 올 시즌 UCL과 국내 컵대회에서 첼시는 여전히 생존해 있다.
그런데도 첼시와 마레스카 감독이 갈라선 것은 그만큼 둘 사이 감정의 골이 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BBC 등 영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첼시와 마레스카 감독은 선수 출전과 의료진 권고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마레스카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짜거나 교체 카드를 쓸 때 선수 몸값을 기준으로 결정할 것을 구단이 강요한다고 느꼈다.
그는 특히 지난달 15일 첼시가 에버턴에 2-0으로 승리한 직후엔 "구단의 많은 사람이 나에게 최악의 48시간을 선사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구단은 몸값이 아닌, 의료진 판단과 몸 상태를 고려해 선수들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첼시 고위 관계자는 BBC에 "구단의 지시는 무시당했다. 선수들이 다시 다치거나 과부하로 훈련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을 만드는 결정들이 내려졌다"고 반박했다.
에버턴전 뒤, 마레스카 감독과 구단 간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엔 구단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낀 마레스카 감독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결국 새해 첫날 구단의 결별 공식 발표가 났다.
첼시 차기 감독으로는 프랑스 리그1의 스트라스부르에서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 성과를 내는 데에 탁월한 면모를 보인 잉글랜드 출신의 리엄 로세니어 감독을 비롯해 프란체스코 파리올리 포르투 감독,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한편, 스포츠 전문 디애슬레틱은 마레스카 감독과 첼시의 갈등이 깊어지기 시작한 지난달 19일, 맨체스터 시티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난다면, 마레스카 감독이 그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맨시티는 그가 내년 여름 떠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마레스카 감독이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