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대행 체제' 삼성화재·기업은행 새 감독은…페퍼는 '위태'(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배구 2025-2026시즌 정규리그가 반환점을 코앞에 둔 가운데 두 명의 사령탑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을 이끌던 김호철 전 IBK기업은행 감독이 지난 달 20일 팀의 7연패 부진 속에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어 남자부 삼성화재를 지휘했던 김상우 전 감독도 지난 19일 팀 창단 후 첫 10연패 수모에 책임을 지고 자진 하차했다.
기업은행과 삼성화재는 여오현 수석코치와 고준용 코치가 각각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지휘하는 중이다.
'감독대행 체제'인 두 팀은 새 사령탑 선임을 두고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인다.
삼성화재는 새 사령탑 선임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을 끊는 게 급선무였던 삼성화재는 26일 OK저축은행전 3-2 승리로 11연패에서 탈출함에 따라 사령탑 인선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외국인을 포함해 국내외 사령탑 후보 리스트를 만들어 최적 후보를 낙점한다는 계획이다.
후보군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국내 후보 중에선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비(非)성균관대 출신의 사령탑 영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화재는 프로 원년인 2005년 팀을 이끌었던 신치용 전 감독을 시작으로 임도헌, 신진식, 고희진, 김상우 전 감독 모두 성균관대 출신이었다.
신진식, 신선호 등 성균관대 출신이 있지만, 현재로선 새로운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한양대 출신으로 KBS N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석진욱 전 OK저축은행 감독이 배구인들 사이에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석진욱 해설위원은 실업 시절이던 1999년 삼성화재에서 입단해 2013년 7월 은퇴 직전까지 15년간 삼성화재에만 몸담았다.
키 186㎝로 공격수치고는 단신에 속하지만, 탁월한 배구 센스와 최정상급의 수비 능력으로 '배구 도사'로 불리며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인하대 출신의 고준용 감독대행도 국내파 후보군에는 포함될 전망이다.
반면 기업은행은 당분간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여오현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후 4연승을 지휘했지만, 14일 한국도로공사전 2-3 패배와 최근 2연패 등 4경기에서 1승 3패로 팀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정규리그 성적표를 보고 시즌 종료 후 여오현 감독대행의 '대행' 꼬리표를 떼고 감독으로 승격시킬지 아니면 새 사령탑을 영입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팀 중에선 9연패 부진에 빠진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의 장소연 감독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모양새다.
페퍼저축은행은 시즌 초반 4승 1패, 6승 2패로 기세 좋게 출발했지만, 지난 달 21일 정관장전 1-3 패배를 시작으로 한 달 넘게 9경기 연속 패배의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다.
최하위 정관장에 승점 2 앞선 6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은 5년 연속 꼴찌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장소연 감독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퇴를 주장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페퍼저축은행이 30일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는 GS칼텍스와 홈경기에서도 패한다면 장 감독을 겨냥한 '사퇴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들 팀이 반환점을 도는 4라운드부터 어떤 리더십으로 순위 싸움을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