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무승부' 대구 김병수 감독 "다 잡은 고기 놓친 아쉬움"(서귀포=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대구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드렸다가 다시 뺏어간 것 같아 죄송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 김병수 감독은 '2부 자동 강등'을 놓고 제주SK FC와 맞붙은 '멸망전'에서 가까스로 비긴 뒤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게 가장 아깝다는 말과 같이 허탈하다"라고 아쉬움 가득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대구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패했다면 K리그1 최하위가 확정돼 10년 만에 K리그2 무대로 곧장 떨어질 수도 있었지만, 힘겹게 무승부를 따내면서 최종 38라운드를 통해 K리그1 잔류를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대구(승점 33)는 오는 30일 K리그1 잔류가 확정된 8위 FC안양과 맞붙는다.
대구는 11위 제주(승점 36)가 38라운드에서 9위 울산 HD에 패하는 상황에서 안양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이러면 대구와 제주는 승점이 36으로 같아지지만, 대구가 다득점에서 37라운드까지 6골이나 앞서는 터라 극적으로 최하위를 벗어나 11위로 한 계단 올라 설 기회를 잡는다.
11위 팀은 K리그2 2위 수원 삼성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대구에서 많은 팬이 원정 응원을 오신 것에 감사드린다"라며 "승리를 안겨드렸다가 다시 뺏어간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37분 에드가의 헤더가 골 그물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상대 볼을 빼앗는 과정에서 반칙이 발견돼 골 취소를 당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여러모로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1-1 무승부는 우리뿐만 아니라 제주도 아쉬울 것이다. 마지막 최종전까지 팀을 잘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골 취소는 많이 당해봐서 낯설지 않아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면서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게 가장 아깝다는 말처럼 허탈했을 뿐"이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세징야의 부상 공백에 대해선 "세징야는 결정적일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는 선수"라며 "그의 공백을 김주공 등의 활동량으로 막으려고 했다. 김주공이 비록 막판 결정적 기회를 놓쳤지만 임무를 잘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안양과 최종전에 대해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