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청각장애를 가진 미국 배구 국가대표 데이비드 스미스(39)가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 무대인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잔잔한 감동을 준다고 미국 CNN이 3일 보도했다.
미국 배구대표팀의 미들 블로커인 스미스는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남자 배구 C조 일본과 경기 3세트에 교체 출전해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스미스는 선천성 청각장애인으로 코치, 동료들의 말을 들을 수 없어서 입술의 움직임을 읽어 의사소통한다.
배구는 선수 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종목이지만, 스미스와 동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정확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CNN은 "(작전 타임 때는) 스미스가 소리를 지르면 알아들었다는 표시가 된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올림픽 무대를 네 번이나 밟은 베테랑으로서, 오히려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스미스는 2009년 미국 대표팀에 합류한 뒤 2012 런던 대회,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파리 무대까지 밟았다.
한 번도 나가기 힘든 올림픽 무대를 네 차례나 밟았으니, 운동선수로 이룰 수 있는 꿈은 이룬 셈이다.
리우 대회에선 동료들과 동메달도 목에 걸었다.
사실 스미스는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운동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 축구를 좋아했던 스미스는 14살 때 본격적으로 배구를 배웠고, 2003년 고교 졸업 후엔 현 국가대표 코치인 존 스페로 감독이 이끄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에 입학했다.
스페로 감독은 "배구는 소통이 중요한 스포츠이지만, 우리는 스미스와 함께 플레이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이후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페로 감독은 아울러 "스미스는 많은 청각장애인에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꿈과 희망을 안기고 있다"라며 "스미스가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각자 열정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며 "다만 마음속에 목표가 있고, 이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간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