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이끈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이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2연패와 동시에 통산 16번째 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아르헨티나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콜롬비아를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직전 2021년 대회에 이어 연속으로 우승한 아르헨티나가 통산 16번째 트로피를 들며 우루과이(15회)를 제치고 최다 우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라이벌' 브라질(9회)과 격차도 벌렸다.
아울러 2021년과 올해 코파 아메리카를 모두 우승하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서며 메이저 대회를 세 차례 연속 우승하는 대업도 이뤘다.
아르헨티나를 제외하면 스페인이 유로 2008·2012(유럽축구선수권대회)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우승한 바 있다.
조국에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안기며 '축구의 신' 칭호를 받은 메시는 '라스트 댄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37세인 메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며 은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우승을 노린 콜롬비아는 아쉽게 정상의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무패 행진도 28경기(22승 6무)에서 멈췄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 전까지 콜롬비아의 마지막 패배는 2022년 2월 카타르 월드컵 예선 아르헨티나전(0-1)이었다.
전반 콜롬비아의 강력한 전방 압박을 마주한 아르헨티나는 빌드업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고전했다.
전반 슈팅 수 3-8, 유효슈팅 수 1-4로 밀린 아르헨티나는 후반에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어렵게 찾아온 득점 기회를 놓친 건 콜롬비아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존 코르도바(크라스노다르)의 머리에 맞은 공이 공중으로 뜨자 수비수의 견제가 없던 다빈손 산체스(갈라타사라이)가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겼다.
좀처럼 경기를 주도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공격의 중심인 메시가 쓰러지는 대형 악재를 맞았다.
전반 막판 산티아고 아리아스(바이아)의 태클에 왼발을 다친 메시가 후반 19분 스프린트 도중 통증을 호소하며 다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이번에는 다시 뛰지 못한 메시는 그라운드를 떠났다. 벤치로 향한 메시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경기를 지켜봤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30분 드디어 콜롬비아의 골망을 흔들며 리드를 잡은 듯했으나 공간 침투 과정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정규시간 내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연장전을 시작했고, 여기서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가 아르헨티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연장 후반 7분 지오바니 로셀소(비야레알)의 그림 같은 침투 패스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마르티네스에게 정확히 전달됐고, 문전으로 전진한 마르티네스가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킥오프는 1시간 20분이 넘게 지연됐다.
일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티켓을 구하지 못한 수천명의 콜롬비아 팬이 하드록 스타디움 남서쪽 입구를 통해 대거 진입을 시도해 현지 경찰, 안전 요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적법하게 표를 소지한 팬들까지 혼잡해진 군중 속에 갇히고, 일부 팬이 기절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혼란이 이어지면서 경기가 제때 시작하지 못했다.
남미 축구 최강을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는 올해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과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의 협약에 따라 남미 10개국과 북중미 6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