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예원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연속 상금왕과 작년에 놓친 다승왕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이예원은 12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윤이나를 3타차로 제친 이예원은 지난 3월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이번 시즌에 2승은 박지영에 이어 이예원이 두 번째다.
이예원은 통산 우승도 5승으로 늘렸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끝에 생애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우승 상금 1억4천400만원을 받은 이예원은 상금랭킹 3위(3억6천113만원), 대상 포인트 3위로 올라서며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1위 박지영과 간격을 성큼 좁혔다.
지난해 상금, 대상, 평균타수 1위를 석권했던 이예원은 올해도 주요 개인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이예원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 5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컵 최종 라운드 때 당한 역전패의 아쉬움도 씻어냈다.
이예원은 "기대보다 빨리 시즌 2승을 따내 기쁘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어렵다는 걸 알기에 뜻깊다"면서 "작년에 놓친 다승왕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지난해 3승을 올렸지만, 4승을 쓸어 담은 임진희에게 다승왕을 내줘 전관왕을 놓쳤다.
최종 라운드는 이예원의 정교한 플레이와 윤이나의 폭발력이 맞선 명승부였다.
이승연에 3차, 윤이나에 4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예원은 엄청난 장타력을 앞세운 윤이나의 추격에 맞서야 했다.
윤이나는 1번 홀(파4)부터 티샷을 이예원보다 20야드 더 멀리 보내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고, 2번 홀(파4)에서는 무려 40야드를 앞서는 장타로 이예원을 압박했다.
이예원은 아이언과 퍼팅으로 맞섰다.
이예원은 "나는 장타자가 아니라 정교한 샷이 장점이다. 장타를 의식하지 않고 내 방식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3번 홀(파3)에서 2m 버디, 5번 홀(파3)에서는 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7번 홀(파4)에서는 10m 버디 퍼트에 성공해 오히려 타수 차를 더 벌렸다.
윤이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8번(파5)과 9번 홀(파4) 연속 버디에 이어 11번(파5), 12번 홀(파4)에서 또 연속 버디를 뽑아냈고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 2타차로 따라붙었다.
11번 홀까지는 장타에 이어 홀에 붙는 웨지샷으로 버디 4개를 수확한 윤이나는 12번 홀에서는 7m, 14번 홀에서는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판세를 바꿨다.
윤이나의 거센 추격에 이예원은 16번 홀(파3)에서 그린을 놓친 뒤 어렵지 않은 칩샷을 두텁게 치는 실수를 했다.
하지만 이예원은 6m 파퍼트 집어넣어 한숨을 돌렸다. 이예원은 오른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이예원은 "티샷을 잘못 쳤고 칩샷을 할 때 바닥에 모래가 많아 실수했다. 파퍼트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17번 홀(파5)에서 이예원은 2m 버디 기회를 놓쳤지만, 18번 홀(파4)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두 번의 퍼트로 우승을 확정했다.
윤이나는 1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넣어 1타를 잃었다.
버디 6개를 뽑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친 윤이나는 징계가 풀려 필드에 복귀한 이후 최고 순위에 올랐다.
윤이나는 이날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며 KLPGA 투어 최고의 흥행 카드임을 입증했다.
4타를 줄인 한진선과 2언더파 70타를 친 황유민이 공동 3위(7언더파 209타)에 올랐다. 황유민은 상금랭킹과 대상 포인트에서 2위를 지켰다.
공동 18위(이븐파 216타)로 대회를 마친 박지영은 상금, 대상 포인트 1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