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작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3승을 따내 다승왕을 차지했던 고군택이 올해 신설된 KPGA 파운더스컵(총상금 7억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고군택은 21일 경북 예천의 한맥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연장전에서 이승택을 꺾고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친 고군택과 7언더파 65타를 때린 이승택은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연장전을 벌였다.
18번 홀(파5)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고군택은 3m 버디 퍼트를 놓쳤지만, 이승택이 파퍼트를 넣지 못한 덕에 우승했다.
티샷을 왼쪽 숲으로 날린 이승택은 숲속에서 어렵게 볼을 쳐낸 뒤 200m 거리에서 그린에 볼을 올렸지만, 20m거리 버디에 이어 1.5m 파퍼트를 놓쳐 땅을 쳤다.
KPGA 파운더스컵은 KPGA 창설 멤버 12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올해 창설된 대회라 고군택은 초대 챔피언이 됐다. 우승 상금은 1억4천만원.
지난 14일 타이틀 방어전이었던 시즌 개막전 DB 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공동 24위에 그쳤던 고군택은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 물꼬를 트며 2년 연속 다승왕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번에는 1라운드부터 나흘 내내 선두를 지킨 끝에 정상에 오르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달성해 기쁨이 더했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KPGA 투어 공식 기록이 시작된 1990년 이후 이번이 42번째일 만큼 드문 기록이다.
고군택도 앞서 3번이나 우승했지만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처음이다.
고군택은 최근 3차례 치른 연장전에서 모두 이겨 '연장전의 사나이'로 우뚝 섰다.
작년 아너스K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신한동해오픈에서 연장전을 치러 우승한 고군택은 4승 가운데 3승을 연장전에서 따냈다.
"시즌 첫 우승,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초대 챔피언을 이뤄 기분이 좋다"는 고군택은 "올해는 KPGA투어에서 4승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군택은 "올해는 일본, 아시안투어에서도 1승씩 거두고 싶다"면서 "대상을 타서 미국 진출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선 고군택은 5번 홀(파4) 첫 버디에 이어 8∼10번 홀 연속 버디로 3타차 선두를 달리며 어렵지 않게 우승하는 듯했다.
그러나 13번 홀(파4)에서 그린을 놓쳐 보기를 적어낸 고군택은 14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에 이어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려 또 1타를 잃는 등 흔들렸다.
고군택이 주춤한 사이 이승택이 7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따라붙었다.
박은신과 이정환도 17번 홀(파4) 버디로 1타차까지 추격했다.
고군택은 17번 홀과 18번 홀(파5)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었지만, 퍼트가 번번이 홀을 비껴갔다.
이번 대회가 통산 101번째 출전인 이승택은 통산 3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3타를 줄인 이정환과 2언더파 70타를 친 박은신, 그리고 6언더파 66타를 때린 김동민이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나가지 못하고 공동 3위(16언더파 272타)에 올랐다.
컷 통과를 넘어 10위 이내 진입을 꿈꿨던 자폐성 발달장애 골프 선수 이승민은 공동 49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경북 북부 지역에서 처음 열린 KPGA 투어 대회에는 이날 3천명이 넘는 관객이 몰렸다. 나흘 동안 입장한 관객도 5천여명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