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2022시즌 배터리 코치로 새롭게 영입한 제럴드 레이어드(42)의 이력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월드시리즈(WS) 우승 경험이다.
레이어드 코치는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야디에르 몰리나의 백업 포수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꼈다.
그가 지난 두 시즌 동안 롯데 포수진의 전반적인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 전임자인 최현(영어명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만큼의 역량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레이어드 코치의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은 1992년 마지막 우승 이후 29년째 무관(無冠)인 롯데 선수단에 우승 열망을 키우는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 자택에서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레이어드 코치도 자신의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롯데가 챔피언십 문화, 즉 우승팀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그는 "롯데가 우승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포수들의 성장을 돕겠다"며 "우리 포수들도 내 가르침을 전적으로 따라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레이어드 코치는 메이저리그 5개 팀에서 13시즌 동안 799경기를 뛰었다.
어린 선수였을 때 그는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코치들에게 "극도의 존경심"을 가졌다면서 롯데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하는 것이다. 롯데 선수들이 많은 주목과 압박 속에서도 자기 플레이를 하는 것, 그리고 롯데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어느 리그에서 뛰든, 모든 선수의 어린 시절부터의 꿈은 챔피언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롯데는 올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는 극심한 투타 불균형에 발목이 잡혔다.
올해는 팀 타율이 리그 1위(0.278)였지만 팀 평균자책점 5.37로 리그 최하위였다.
올해 안중열-지시완 포수 체제가 자리를 잡았지만, 강민호가 떠난 이후 수년간 지속된 포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레이어드 코치는 물론 새 투수코치인 리키 메인홀드가 안방과 마운드에서 맡은 역할이 크다. 공교롭게도 레이어드 코치를 추천한 이가 바로 메인홀드였다.
둘은 미국 청소년 야구 국가대표팀에서 지도자로 만났다.
룸메이트였을 정도로 가까웠던 둘은 메인홀드 코치가 지난 11월 롯데에 합류한 이후 뒤 메인홀드 코치의 추천으로 함께 '거인 유니폼'을 입게 됐다.
미국 대표팀과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한 레이어드 코치는 이 때문에 새로운 나라에 발을 들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의 동생인 브랜던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장수 외국인 타자로 활약 중이다.
레이어드 코치는 "열린 마음으로 한국행을 선택했다"며 "어차피 야구는 어디나 똑같다. 나는 단지 롯데 구단의 젊은 포수들에게 내가 가졌던 것과 똑같은 기회를 주고 싶다. 나는 미국에서 정말 좋은 코치들을 만났다. 내가 받은 가르침만큼 똑같이 롯데의 젊은 포수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레이어드 코치는 선수 시절 벅 쇼월터, 토니 라루사, 짐 릴랜드 등 메이저리그의 손꼽히는 명장들과 함께했다.
그는 "쇼월터, 라루사, 릴랜드 감독은 저마다 독특한 지점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 내가 코치로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만 뽑아서 활용할 것"이라며 "정말 좋은 감독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에 난 축복받은 사람이다. 그리고 이들은 진정한 프로였고, 야구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선수들에게 열정을 퍼부었다. 그건 감추려고 해도 바로 드러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