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레스터 시티와 토트넘 홋스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경기가 양 팀의 연기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행된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BBC 등은 두 팀이 EPL 사무국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지만, 경기가 예정대로 열린다고 보도했다.
손흥민(29)의 소속팀인 토트넘은 17일 오전 4시 30분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레스터 시티와 2021-2022시즌 EPL 1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최근 토트넘과 레스터 시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두 팀 모두 일정 연기를 희망했지만, EPL 사무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브렌던 로저스 레스터 시티 감독은 "불행히도 (연기) 허가를 받지 못했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레스터 시티는 코로나19와 부상 등의 이유로 선수 9명을 토트넘전에 기용하지 못한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레스터 시티는 현재 경기에 내보낼 센터백 자원이 없는 상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토트넘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토트넘은 이달 7일 선수와 코치진 다수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1군 훈련 시설을 폐쇄했다.
훈련은 13일 재개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여파로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
복귀한 선수들 역시 격리 기간을 거친 만큼 곧장 전 경기를 소화하기는 어렵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레스터 시티 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일 출전할 수 없는 선수들이 있다. 어제 1명, 오늘 2명의 선수가 훈련에 복귀했는데, 이들 역시 경기를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내일 경기에서는 15∼20분만 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테 감독은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선수들의 몸을 끌어 올리고 부상을 예방하는 게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복귀 여부도 불투명하다.
토트넘 구단이 확진 선수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현지 언론에서는 손흥민 역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는데,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는 레스터 시티전 선발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제외했다.
이 매체는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나서고 스테번 베르흐베인과 델리 알리 등이 공격진을 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토트넘은 코로나19 여파로 이미 두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달 10일 열리려던 스타드 렌(프랑스)과 2021-20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조별리그 G조 최종전, 12일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EPL 16라운드가 연기됐다.
UECL의 경우 이달 31일까지 연기된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UEFA는 일정 조정에 실패했다며 경기 취소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기의 결과는 UEFA 윤리·징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규정에 따르면 토트넘은 0-3 몰수패를 당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G조 3위(승점 7)로 1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불발된다.
하지만 토트넘은 홈 경기를 포기하고 프랑스로 건너가서라도 경기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콘테 감독은 "경기를 하고 싶고, 할 자격이 있다. 이 상황은 우리의 잘못으로 벌어진 게 아니다"라며 "다음 라운드 진출을 위해 렌전을 치를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