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내년부터 도입하려는 '선수 인기도 보상 제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선수 인기도 보상제'는 대회에서 거둔 성적에 따라 선수가 받는 상금과 달리, 선수의 인기에 따라 별도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게 골자다.
사우디아라비아 자금으로 출범하는 이른바 슈퍼골프리그(SGL)에 인기 선수를 뺏기지 않으려는 PGA투어의 대응책 가운데 하나로 마련됐다.
이미 지난해 3월 PGA투어 선수위원회 비준을 받은 이 제도에 따라 PGA투어는 4천만 달러의 돈을 선수 인기도 10위 선수에게 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1위 상금이 무려 800만 달러다. 2위는 600만 달러, 3∼6위는 350만 달러를 받는다. 7∼10위한테는 300만 달러를 준다.
10위만 해도 메이저대회 우승 상금보다 많은 돈을 받는 셈이다.
선수 인기도 측정은 5가지 기준에 따른다.
맨 먼저 선수 이름 구글 검색량이다. 두 번째는 언론에서 얼마나 선수 이름을 많이 다뤘는지를 측정한 언론 보도량이다.
세 번째는 선수의 소셜 미디어다. 소셜 미디어 팔로잉이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네 번째는 TV 중계방송 노출량이고 다섯 번째는 수십 년 동안 홍보 마케팅 전문 기업이 활용하는 Q 스코어 점수다. Q 스코어는 친밀도와 호감도를 측정해 점수화한 것이다.
이런 인기도 측정 방법은 선수가 코스에서 거둔 성적과 무관하지 않다고 PGA투어는 설명했다.
성적이 좋아야 구글이나 언론, TV 중계에서 많이,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가 유리한 구조라는 얘기다.
최근 5년 동안 1년에 5개 대회 이상 출전한 선수는 보너스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 특이하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앞으로 한 번도 PGA투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도 2024년까지 '선수 인기도 보상 제도'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에 우즈가 한차례도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선수 인기도'에서 10위 이내에 든다면 최하 300만 달러를 받는다.
필 미컬슨(미국) 역시 앞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도 5년 동안 인기만 살아있다면, 해마다 거액을 챙긴다.
'선수 인기도 보상 제도'는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활동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9월에 시작해 8월에 끝나는 PGA투어 시즌과 다르다.
시즌마다 배출되는 올해의 선수, 상금왕, 그리고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챔피언과는 1위 선수가 달라질 수 있다.
PGA투어 '선수 인기도 보상 제도'는 내년 1월 1일부터 측정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