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중요한 경기입니다. 100%로 임하겠습니다."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 도전하는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조성환 감독이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감독은 하이퐁FC(베트남)와의 2023-2024 ACL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2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런 뜻을 밝혔다.
인천은 지난 시즌 4위를 해 사상 처음으로 ACL 무대에 올랐다. 이번 단판 승부에서 하이퐁에 승리하면 고대하던 본선에 올라 조별리그 경쟁을 펼친다.
특히 올해는 인천이 창단 20주년을 맞는 해여서 ACL은 더욱 소중한 무대다.
다만, 지금은 무더위에서 K리그1 경기를 매주 소화해야 해 체력적으로 부담이 최고조에 달해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하이퐁을 상대로 '로테이션'을 돌리는 선택을 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조 감독은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제일 좋은 컨디션을 가진 선수를 내보내겠다. 100%를 다하겠다"면서 "(하이퐁전 3일 뒤에) 수원FC와 경기를 치르지만, 이번 하이퐁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100%로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 감독은 다만 "금요일 경기(수원FC전)를 아예 생각 안 할 수는 없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어 "최대한 경험 있는 선수들을 토대로 내일 경기에 임하겠다"면서 센터백 오반석 등 ACL 경험을 갖춘 고참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ACL은 인천에 국제무대로 향하는 '기회'이면서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인천은 현재 K리그1에서 파이널A 진출 마지노선인 6위(승점 37)다. 7위 대전하나시티즌과 승점 차가 1에 불과하다.
올해부터 ACL이 추춘제로 바뀐 터여서 K리그1에 ACL 조별리그 경기까지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자칫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
조 감독은 "(전반기에) 정규리그에서 많은 승점을 벌어 파이널A 진출을 위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면 (선수 활용의) 풀을 넓힐 수 있었을 텐데 원하는 만큼 승점을 따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하이퐁에 대해서는 "베트남 축구 수준이 향상된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선수들 개인 기술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서도 잘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큰 무대에서 선수들이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조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나선 2017시즌 ACL에서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제주는 16강에서 우라와 레즈(일본)에 져 탈락했다. 원정으로 치른 마지막 경기 직후 그라운드에서 양 팀 선수들이 거친 몸싸움을 벌였고, 제주 선수 일부가 3∼6개월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이 일을 언급한 한 기자의 질문에 "난 ACL과 좋은 기억만 있는데 왜 그러시나?"라며 멋쩍게 웃던 조 감독은 이어 "우리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 교훈을 삼아야 한다. 긴장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평정심을 유지하며 경기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주딘응힘 하이퐁 감독은 인천의 외국인 공격진을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인천은 예선에서 상대한 레인저스(홍콩)보다 강팀이다. 그때처럼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는 어렵다. 경기 상황에 따라 내려서서 플레이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인천의 10번(에르난데스)과 11번(제르소)이 특히 매섭다.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퐁에는 2018년 인천 소속으로 4경기를 소화한 베트남 국가대표 르엉쑤언쯔엉이 올해부터 뛰고 있다.
주딘응힘 감독은 "쯔엉이 인천에서 뛴 것은 알지만, 오래 전 일"이라면서 "쯔엉이 한국 팀은 전술이 체계적이라더라"고 전했다.
인천과 하이퐁의 경기는 22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