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 예선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리톄(李鐵) 대표팀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중국축구협회장에게 표명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1일 보도했다.
텅쉰(騰迅·텐센트)망 등 중국 인터넷 매체들은 축구전문지인 주추바오(足球報)의 리쉬안(李璇) 주임이 지난달 30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을 인용해 리톄 감독이 사실상 자진 사퇴의 뜻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리쉬안 주임은 웨이보 글에서 "내가 파악하기로 리톄 감독은 이미 중국 축구협회에 사의를 전했다"며 "5년 계약이지만 리 감독이 스스로 사의를 밝혔기 때문에 축구협회는 위약금을 물 필요가 없다"고 썼다.
리 감독은 천쉬위안(陳戌源) 협회장에게 "국가대표팀과 협회에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자신과 자신의 업무에 적절한 안배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리 감독이 정식으로 사직서를 낸 것은 아니나 그의 언행이 축구계 안팎에 미친 중대한 영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입장 피력은 구두 사의 표명과 다름없다고 매체들은 해석했다.
중국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B조에서 1승 2무 3패로 5위에 머물러 있다.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조 2위나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3위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지만, 조 2위 일본이 승점 12, 조 3위 오만은 승점 11인데 중국은 승점 5에 불과해 전망은 비관적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때 중국 대표팀 미드필더로 나섰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리 감독은 작년 1월 중국 축구팬들의 큰 기대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지만 월드컵 예선에서 부진을 거듭하자 용병술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런 터에 오만과의 월드컵 예선에서 선취골을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에 그친 지난달 12일(중국시간) 웨이보 계정에 "축구란 이렇게 기묘한 것이다. 나는 여전히 그것을 사랑한다. 미소로 인생을 대하자"는 등 태평스러운 글을 올려 팬들의 분노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