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내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인 하계 아시안게임 골프 종목에 프로 선수도 출전하게 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골프에는 그동안 프로 선수 출전이 금지됐다.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아시안게임 골프 경기 요강에서 '아마추어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대한골프협회(KGA)가 30일 밝혔다.
OCA는 바뀐 규정을 아직 정식으로 공지하거나 발표하지 않았으나 규정 삭제를 번복할 가능성은 없어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프로 선수 출전이 거의 확실하다고 KGA는 덧붙였다.
KGA는 지난달 OCA의 방침을 전달받고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OCA가 아시안게임 골프에 프로 선수 출전을 허용하려는 것은 프로 선수 위주의 올림픽 골프의 흥행 성공에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리우 올림픽과 도쿄 올림픽에서 남녀 골프는 최정상급 프로 선수들이 참가해 수준 높은 경기와 뜨거운 메달 경쟁으로 흥행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되면 한국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커진다.
여자부는 세계랭킹 2위 고진영(26) 등 세계 최강의 경기력을 자랑하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부 역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임성재(23), 김시우(26) 등이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다. 특히 남자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면 병역을 면제받는다.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
반면 한국 골프가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천으로 평가받는 국가대표 시스템은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아시안게임 출전을 도맡았던 남녀 고교생 중심 국가대표는 전환점을 맞는다.
각국 대표 선수 선발 방식은 미정이다.
올림픽처럼 국제골프연맹(IGF)이 매기는 올림픽 랭킹에 따라 출전권을 주는 방식은 아시안게임의 특성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OCA 회원권 가운데 올림픽 랭킹을 받을만한 골프 선수를 보유하지 못한 국가가 많고, 올림픽과 달리 아시안게임은 단체전에도 메달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KGA 관계자는 "출전 선수 자격 등 규정 변경에 따른 모든 가능성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