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2018년 4대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챔피언은 이른바 '용품 자유 계약 선수'(FA)로 채워졌다.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브룩스 켑카(미국)와 디오픈 챔피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패트릭 리드(미국)는 특정 회사와 클럽 전속 사용 계약이 없었다.
클럽을 비롯한 용품 사용 계약은 선수에게는 큰 수익원이다.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필 미컬슨(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은 용품 사용을 하는 대가로 엄청난 돈을 받는다.
켑카는 1년에 70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용품 FA'는 이런 거액을 포기한다.
전속 계약을 하면 클럽 선택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계약이 없으면 원하는 클럽으로 백을 채울 수 있다. 무엇보다 시즌 도중에 클럽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주저 없이 바꿀 수 있다.
대개 전속 계약은 최하 1년 단위로 하기에 시즌 도중에 계약한 클럽과 궁합이 맞지 않으면 큰 곤란에 빠진다.
용품 FA는 켑카, 몰리나리, 리드 말고도 여럿 있었다.
라이더컵에서 맹활약을 펼쳐 인기를 끈 토미 플리트우드, 폴 케이시(이상 잉글랜드), 제이슨 더프너(미국), 그리고 교포 선수 케빈 나(미국)도 용품 전속 계약 없이 시즌을 보냈다.
용품 FA는 용품사에서 받는 돈보다 투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타는 상금이 더 크다며 클럽 계약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당시 많은 매체가 '골프용품 FA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골프용품 FA 전성시대가 한풀 꺾일 조짐이다.
FA '거물' 켑카가 1년 가까이 테스트하면서 손에 익힌 스릭슨과 전격적으로 전속 계약을 했다.
앞서 플리트우드도 FA를 접고, 테일러메이드 전속 계약 선수가 됐다. 몰리나리 역시 캘러웨이와 계약을 했다.
이들이 '소신'을 꺾고 FA에서 전속 계약으로 돌아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돈과 편의가 가장 크다고 분석한다.
용품 업체가 선수를 영입하면 선수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준다. 클럽 제작에 선수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다.
시즌 중에도 선수와 클럽이 맞지 않는 불상사가 생겨도 대개는 피팅을 통해 해결한다.
FA라면 자신의 손맛에 맞는 클럽을 자유롭게 선택한다지만 수많은 브랜드의 클럽을 테스트하고, 피팅하는 게 쉬운 작업은 아니다.
글로벌 골프용품 기업 관계자는 "클럽 자체도 선수 마음에 들어야하지만, 클럽에 관련된 임직원들과 호흡이 잘 맞으면 선수는 큰일을 덜게 된다"면서 "마음에 딱 맞는 클럽을 쓰면서 큰돈까지 번다면 누가 FA를 선택하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