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다승' 고진영이 세운 자존심…여자골프 반등 신호탄

'2년 만의 다승' 고진영이 세운 자존심…여자골프 반등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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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 크라운 탈락 등 최근 주춤…파운더스컵 선전으로 분위기 전환

우승 트로피와 포즈 취한 고진영
우승 트로피와 포즈 취한 고진영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강'의 면모를 잃어가는 한국이 '대표 주자' 고진영의 활약 속에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고진영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 몽클레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이민지(호주)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 승리로 우승을 차지했다.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 이은 고진영의 시즌 두 번째이자 LPGA 투어 통산 15번째 우승이다. 그는 파운더스컵에서만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거뒀다.

이번 고진영의 우승은 최근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 속에 나온 것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파운더스컵 직전 열린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의 예상치 못한 '예선 탈락'은 특히 강한 경고음을 울렸다.

고진영을 필두로 전인지, 김효주, 최혜진이 나선 한국은 대회 2연패에 도전했으나 조별리그 초반 호주, 태국과의 맞대결에서 4전 전패를 당하며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최종전에서 일본을 물리쳤지만, 자존심의 상처는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LPGA 투어에서 2011년(3승) 이후 가장 적은 4승을 올리는 데 그치고 올해 들어 앞선 8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고진영의 HSBC 월드 챔피언십이 유일한 우승 사례로 주춤한 모습이 이어진 가운데 나온 결과라 '위기론'은 더욱 심화했다.

고진영의 최종 라운드 경기 모습
고진영의 최종 라운드 경기 모습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하지만 '에이스' 고진영이 분위기 반전에 앞장섰다.

한국 여자골프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현재 3위인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2021년 5승 이후 2년 만에 한 시즌 '다승'을 수확했다. 지난해엔 고진영, 김효주, 지은희, 전인지가 1승씩 거둬 다승자가 없었다.

고진영의 이번 대회 우승 과정은 특히 고무적이었다.

마지막 날 선두에 4타 차 열세에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이민지와 동타를 만들어 연장전으로 끌고 간 것을 비롯해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고, 연장 첫 홀 승리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우승 소감에선 전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서 임성재가 보여준 5타 차 역전 우승에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해 '스토리'도 더했다.

여기에 퀄리파잉 시리즈를 1위로 통과해 올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유해란이 이번 대회에서 시즌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한 것도 '한국 군단'에 희망을 안기는 대목이다.

유해란은 특히 직전에 출전한 지난달 말 LA 챔피언십 공동 6위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톱10에 들며 신인상 레이스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가게 됐다.

아직 4개의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20개 넘는 대회가 남아있는 만큼 고진영의 '다승'에 힘을 받은 한국 선수들이 이어질 시즌에서 보여줄 경기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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