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스위스 검찰총장-FIFA 회장 비밀회동 도청"

"카타르, 스위스 검찰총장-FIFA 회장 비밀회동 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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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신문 보도…월드컵 개최권 박탈 압박 회피용 관측

카타르 "또 허위정보…의혹 전면 부인, 법적대응 강구"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 간판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 간판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카타르가 2017년 스위스 검찰총장과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비공개 회동을 정탐하고 대화 내용을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스위스 노이에취르허차이퉁(NZZ) 일요판 NZZ암존탁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는 2017년 6월16일 스위스 수도 베른의 슈바이처호프 호텔에서 열린 미카엘 라우버 당시 스위스 검찰총장,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비공개 회동 내용을 도청하고 녹음도 했다.

카타르는 이 작전을 '프로젝트 마테호른'으로 불렀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청 작업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 인사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바이처호프 호텔은 카타르인이 운영하는 고급 호텔로, 당시에는 주스위스 카타르 대사관도 건물에 입주해 있었다.

당시 스위스 검찰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유치 과정의 비리 의혹 등 FIFA와 국제 축구계 전반의 부패 혐의를 수사 중이었다.

대규모 수사를 책임지는 검찰총장이 사실상의 피의자인 인판티노 회장을 비공개로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었다.

두 사람이 회동한 사실은 앞서 2018년 한 언론의 폭로로 공개된 바 있다. 스위스 의회는 특검까지 꾸려 둘의 만남을 들여다봤는데, 조사 결과 둘은 2016~2017년 총 3차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만남 자체를 부인하던 라우버 검찰총장은 이 문제로 결국 옷을 벗어야 했다.

또 다른 당사자인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당시 만남에 대해 "완전히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자체적으로 들여다본 FIFA는 인판티노 회장의 부정행위 의혹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신문은 카타르가 라우버 검찰총장을 압박하려고 '약점'을 잡으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계자들의 분석을 전했다.

당시는 2022년 월드컵을 앞두고 유치 과정의 비리 의혹뿐 아니라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끊이지 않았다.

2017년 라우버 검찰총장과 인판티노 회장의 회동 증거를 확보하고 있던 카타르로선 라우버 검찰총장이 회동 자체를 부인하던 때에도 진실을 파악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던 셈이다.

그러나 카타르가 도청 내용을 근거로 수사 무마를 청탁하거나 협박하지 않았으며, 라우버 총장에게 직접 접근해온 적도 없다고 라우버 검찰총장의 변호인 측은 밝혔다.

카타르 정부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카타르는 "또다시 카타르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평판을 훼손하려 하고 있다"며 "카타르는 의혹을 부인하며, (보도와 관련)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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