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랭킹 18위를 달리는 박주영(31)은 KLPGA투어 신인왕 출신에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승을 올린 박희영(34)의 동생이다.
박주영은 원래 육상 선수를 꿈꿨지만, 주니어 시절부터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받던 언니의 경기 모습에 반해 골프로 진로를 바꿨다.
박주영이 언니 박희영을 골프 스승이나 다름없이 여기는 이유다.
박희영도 동생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선다.
5일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S-오일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박희영은 박주영의 캐디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월 KLPGA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때 공식 대회 첫 동반 라운드를 치렀던 둘은 이번에는 더 진한 우애를 과시한 셈이다.
박희영은 최근 동생 박주영이 마음에 맞는 캐디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고 "내가 해줄게"라며 나섰다.
박희영은 손목 부상으로 LPGA 투어 시즌을 일찍 접고 한국에서 치료와 재활을 하면서 모처럼 동생과 함께 지내고 있다.
박주영은 전속 계약을 했던 캐디와 호흡을 맞지 않아 최근 2개 대회는 임시 캐디를 썼다.
언니의 제안을 받은 박주영은 뛸 듯이 기뻐했다.
대회 내내 코스에서 언니의 경험과 지혜를 빌릴 드문 기회이기 때문이다.
둘은 일단 3일 공식 연습 라운드에서 선수와 캐디로 호흡을 맞췄다.
이날 실전에서도 둘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합작했다.
박주영은 "언니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희영은 "동생이 최종 라운드에서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한다고 하더라. 왜 그런지 백을 메며 살펴보고 싶었다"면서 "아마 이번 대회에서 동생이 전과 달라지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파3홀 플레이를 중점적으로 살폈다"는 박희영은 "오늘은 비교적 캐디로서 성공한 것 같다. 동생 스코어가 내 도움에 서너 타는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