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경기를 보고 있다. 2021.10.2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도쿄올림픽의 감동을 안고 지난달 출발한 프로배구 2021-2022시즌이 순항 중이다.
시즌 개막 후 적지 않은 이변이 벌어져 남녀부에서 지난 시즌 중하위권에 머문 팀들이 일제히 상위권으로 반등하면서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순위 다툼이 본격화하는 2라운드 이후부터는 흥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배구계는 예상한다.
다만, 인기와 주목도 모두 여자부에 못 미치는 남자부의 현실이 현재 프로배구의 '아픈 손가락'이다.
일본과 터키를 잇달아 꺾고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룬 여자 국가대표팀 덕분에 프로배구 여자부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5일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남자부 TV 시청률이 여자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올림픽 본선에 3회 연속 출전하는 등 여자배구는 꾸준한 국제 경쟁력을 보여왔다.
이에 반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에 5회 연속 탈락한 한국 남자배구는 세계 대회는커녕 아시아에서도 정상권에서 멀어졌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국제 경쟁력을 상실한 한국 남자배구의 인기는 국내 프로대회에서도 곤두박질쳤다.
관중도 여자부 경기보다 적고, 중계 방송사마저 남자부 경기를 외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자부와 인기 격차가 크게 벌어지자 배구연맹과 남자부 7개 구단이 머리를 맞대고 남자부 인기 부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연맹은 먼저 한일 톱매치 재추진을 위해 일본 V리그와 논의하기로 했다.
프로리그 차원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는 2016년 한중일 남자클럽국제배구대회가 마지막이었다.
두 나라 프로리그 우승팀이 격돌하는 한일 톱매치는 2006∼2007년, 2009∼2010년, 2013년, 2015년 등 6차례 벌어졌다.
각 나라 1, 2위 두 팀씩 모두 4개 팀이 출전하거나 우승팀만 출전해 단판 대결로 우승팀을 가렸다. 때로는 여자부 1, 2위 팀도 가세하기도 했다.
영원한 라이벌 일본과의 톱매치는 한국 배구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살피고, 잃어버린 인기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사실상 프로리그가 추진할 수 있는 유일한 국제 대회 카드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시달리던 전 세계가 단계적 일상 회복(워드 코로나)에 접어들어 두 나라 국경의 빗장이 풀리면 한일 배구 교류전 재개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연맹과 남자부 7개 구단은 또 임성진(한국전력), 홍상혁(KB손해보험), 임동혁(대한항공) 등 차세대 간판선수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집중 홍보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기로 했다.
활발한 세대교체로 한국 배구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자세히 알리고, 이들을 통해 남자부 흥행몰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한국 남자배구의 부활을 위해 배구계 전체가 중지를 모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