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정말 창과 방패네요. 그런데 우리가 공격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게 아니라…."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은희석 감독은 '수비팀'이라는 평가에 동의하면서도 공격 측면에서 발전도 바랐다.
은 감독은 13일 홈인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고양 캐롯과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 '방패'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은 감독은 "우리 팀 선수 구성이 완전하지 않다. (공격이든 수비든) 어느 한쪽을 확실히 잡아서 그 부분을 정비하는 게 우선이라 판단했다"며 "그러다 보니 방패가 되어버렸는데, 공격에서도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삼성은 10개 팀 가운데 경기 당 최소 실점 2위(75.7점)에 올라 있다. 그 위로는 창원 LG(75.6점)뿐인데 차이는 근소하다.
그중에서도 외곽수비는 최고라 할 만하다. 삼성을 상대하는 팀은 3점 성공률이 28%까지 떨어진다.
10팀 중 상대의 3점 성공률을 20%대로 억제하는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연세대를 지휘했던 은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이상민 전 감독의 공백을 메울 자원으로 낙점받아 올해 4월 프로 감독으로 첫발을 뗐고, 지난 시즌 최하위 삼성의 '체질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은 감독이 비시즌 내내 타 구단에 비해 고강도 훈련을 진행하며 수비력을 다듬는 데 집중하자, 삼성 선수단을 향해 '임자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캐롯은 절정의 3점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경기당 득점 1위(86.4점)를 달리는 캐롯은 3점 성공률도 37.6%로 선두에 올라 있다.
이런 '창과 방패'의 대결을 앞두고 은 감독은 막는 데만 치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은 감독은 "캐롯이 공격력이 좋다고 해서 수비에만 중점을 둘 순 없다. 공격적인 면도 잘 챙기겠다"고 밝혔다.
그가 기대하는 선수는 1라운드 캐롯전에서 무려 21리바운드를 잡아낸 이원석이다.
은 감독은 "21리바운드를 잡아내서 기쁜 게 아니라 리바운드의 중요성을 본인이 깨달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어 "이원석이 '나는 몸이 왜소하니까 조금 덜 부딪혀도 돼'라고 생각하며 경기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렇게 적극성을 보여준다면 정신적으로도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달 4일 삼성에 75-78로 패했던 캐롯의 김승기 감독도 이원석이 신경 쓰이기는 마찬가지다.
이원석이 높은 데서 공격권을 전부 낚아챈 탓에 순간적인 폭발력이 장점인 캐롯의 팀 공격도 느려질 수밖에 없었고, 평균 팀 득점보다 못한 75점에 묶이며 경기를 내줘야 했다.
김 감독은 "그 경기에서는 이종현이 많이 뛰지 못했지만, 오늘은 많이 뛰어줘야 한다. 상대 높이가 높다"고 이종현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금 이종현은 설렁설렁해도 계속 투입해줄 정도로 능력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열심히 뛰어야 계속 출전 시간을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