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종 2차전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두산 투수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여기까지 온 것도, 잘 버텨준 불펜 투수들 덕이었습니다."
김태형(54) 두산 베어스 감독은 가을 무대에서 불펜진 승리조가 흔들리더라도, 선수들을 감쌀 생각이다.
두산은 베테랑 좌완 이현승과 우완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로 승리조를 구축했다.
올해 정규시즌에 두산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4.06으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후반기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3.54(3위)로 더 좋아졌다.
두산은 선발진의 부상 이탈과 부진 속에서도 전반기 7위에서 후반기 1위로 도약하며,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김태형 감독은 "순위싸움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필승조의 부담이 커졌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홍건희, 이영하, 김강률이 잘 던졌고 이현승이 합류하면서 좌타자를 상대할 힘도 생겼다"고 후반기를 돌아보며 "포스트시즌에도 기존 승리조를 믿는다. 혹시 흔들리더라도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교체 투입된 두산 이현승이 투구할 때 모자가 벗겨지고 있다. 2021.11.2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자료사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에서 두산 불펜진은 흔들렸다.
이영하는 2경기에 모두 등판해 2차전 구원승을 거두긴 했지만, 1⅔이닝 동안 2안타와 볼넷 1개를 내주고 2실점 했다.
이현승도 1차전에서는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지만, 2차전에서는 2타자를 상대해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허용했다.
홍건희는 1⅓이닝 2피안타 1실점, 김강률은 1⅓이닝 1피안타 2볼넷 3실점 했다.
하지만 4일 시작하는 3전 2승제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도 김태형 감독은 이들 4명을 중심으로 불펜을 꾸릴 계획이다.
승부처에 LG 좌타 라인을 상대해야 할 때면 이현승이 등판하고, 선발 등판 경험이 많은 이영하는 긴 이닝 소화도 고려한 시점에 투입한다.
'불펜 에이스' 홍건희와 마무리 김강률이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구조다.
이영하와 홍건희, 이현승이 LG에 강한 모습을 보인 건 고무적이다.
이영하는 올해 LG전에 5차례 구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04로 잘 던졌다. 8⅔이닝 동안 안타는 단 한 개만 허용했다.
홍건희도 LG전 8경기(1승 4홀드)에서 11이닝을 던지는 동안 8안타만 내주고 2실점(평균자책점 1.64) 했다.
이현승은 LG를 상대로 7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현수에게 안타 1개(4타수)를 내줬지만, 서건창(3타수 무안타)과 홍창기(2타수 무안타)는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마무리 김강률의 LG전 성적도 7경기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로 준수했다.
외국인 투수 없이 준PO를 치르는 두산은 앤드루 수아레즈, 케이시 켈리가 건재한 LG에 '선발 싸움'에서는 밀릴 수 있다.
불펜 성적도 정규시즌에서는 LG가 평균자책점 3.28로 두산보다 좋았다.
그러나 승리조가 맞붙는 단기전 불펜 싸움에서는 정규시즌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