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TV, EPL 하이라이트 방영하며 손흥민 경기는 쏙 뺐다(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하이라이트 장면을 방영하며 손흥민(30) 선수가 나오는 경기는 쏙 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중앙TV는 지난 17일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5∼26라운드를 편집해 내보냈다.
중앙TV 아나운서는 "어느 팀이 이번 경기계절에 우승팀으로 될 것인가 많은 축구 애호가들의 기대와 관심 속에 잉글랜드 최상급 축구연맹전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 시간에는 2021-2022년 잉글랜드 최상급축구연맹전중에서 25단계와 26단계 경기의 인상 깊은 장면들을 펼쳐보기로 하겠다"고 안내했다.
중계는 노리치 시티와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로 시작해 사우샘프턴과 애버턴 간 경기 하이라이트로 마무리됐는데, 총 27분짜리 영상에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홋스퍼 경기는 아예 등장하지 않았다.
손흥민이 2021-2022시즌 EPL에서 23골을 터뜨려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남한 출신 체육인의 선전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토트넘 경기 장면을 일부러 삭제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 주민들의 '축구사랑'이 유별나지만 국제무대 성적 등이 워낙 안 좋은데 반해, 남한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떨치며 펼치는 대활약상을 내부에 알리는 것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5∼26라운드 하이라이트 영상을 방영했다. 여러 선수들의 골 장면을 내보내면서도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선수가 뛰는 경기는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2022.7.19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그동안 북한은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같은 국제 대회 때도 남한 선수들의 승전보를 대체로 내부에 알리지 않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남한이 4강에 올랐을 때 북한 체육과학연구소 과학부소장인 리동규 씨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뷰를 통해 "남조선의 성과가 곧 조선민족의 성과"라며 이례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한 적이 있다.
당시는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관계가 훈풍을 달리던 시기여서 그나마 북한 주민이 볼 수 없는 조선신보를 통해 언급한 셈이다.
한편 북한은 김정일 집권 시기부터 축구와 정구 등 세계적인 주요 체육경기를 주 1회 이상 녹화 중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8월 15일부터 체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TV 채널인 '체육텔레비전'을 개국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부 터 10시까지 방송하고 있다.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체육의 대중화를 체제 결속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