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돌격대장' 황유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정상에 올랐다.
황유민은 7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은 KLPGA 투어가 올 시즌 국내에서 처음 개최한 대회다.
이번 시즌 3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황유민은 지난해 7월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 이후 9개월 만에 통산 2승 고지에 올랐다.
박혜준을 1타 차로 따돌린 황유민은 우승 상금 2억1천6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1위(2억5천266만원)를 꿰찼고, 대상 포인트 1위도 점령했다.
키 163㎝의 작은 체격에도 강하고 빠른 스윙으로 장타를 펑펑 날리며 신인이던 작년 장타 부문 2위에 올랐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황유민은 이번 대회에서 특히 나흘 내내 장신 장타자들과 맞대결을 펼친 끝에 우승까지 따냈다.
1, 2라운드에서는 2022년 장타 1위 윤이나와 작년 장타 1위 방신실과 동반 라운드를 치른 끝에 8타 차 완승을 거두며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윤이나와 방신실은 둘 다 키 170㎝가 넘는 장신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를 치는 선수들이다.
3라운드는 지난해 장타 3위였던 문정민과 맞대결 끝에 2타 차 선두로 나섰다.
문정민도 171㎝의 큰 키에서 장타를 때린다.
최종 라운드에서 황유민과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박혜준과 강지선 역시 170㎝가 훌쩍 넘는 장신에다 장타자들이다. 박혜준은 키 177㎝로 KLPGA 투어 최장신이고 강지선도 키 171㎝이다.
나흘 내내 KLPGA 투어에서 손꼽는 장타자들을 차례로 제친 셈이다.
박혜준, 강지선, 문정민에 2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황유민은 샷이 흔들리면서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2번(파4), 3번 홀(파3)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1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박혜준에게 선두를 내줬다.
4번 홀(파5) 1.2m 버디로 분위기를 돌린 황유민은 6번 홀(파4) 3m 버디로 선두에 복귀했고 9번 홀(파4)에서 쉽지 않은 5m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2타차로 다시 달아났다.
박혜준이 10번 홀(파4) 3퍼트 보기로 1타를 잃자 황유민은 3타차 여유를 안았다.
하지만 황유민은 샷이 급격히 흔들렸다.
10번 홀, 12번 홀, 13번 홀에서 티샷이 좌우로 빗나가 페어웨이를 한참 벗어났다.
다행히 볼은 경사면을 타고 내려와 다음 샷을 하는 데 지장은 없었지만, 황유민의스윙은 이미 흐트러져 있었다.
박혜준은 13번 홀(파5) 이글성 버디, 14번 홀(파3)에서 2m 버디로 1타차까지 쫓아왔다.
황유민을 위기에서 구해낸 건 퍼트였다.
12번 홀(파4)에서 3.5m 파퍼트를 집어넣었고 15번 홀(파5)에서도 그린을 놓친 뒤 3.5m 파퍼트를 욱여넣었다.
18번 홀(파4)에서도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린 황유민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지만 프린지에서 퍼터로 15m 거리에서 홀에 딱 붙여 우승을 굳혔다.
박혜준의 5m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황유민의 우승이 확정됐다.
2022년 처음 KLPGA 투어 무대에 올라 상금랭킹 71위에 그치는 실패를 겪고 지난해 드림투어 상금랭킹 8위로 KLPGA 투어 두 번째 시즌을 맞은 박혜준은 국내 첫 대회에서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혜준은 2022년 롯데오픈과 KLPGA 챔피언십에서 거둔 두차례 공동 10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1번 홀(파4) 더블보기 등 초반에 3타를 잃어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밀린 강지선은 이후 버디 4개를 잡아내 공동 3위(12언더파 276타)에 올랐다.
3언더파 69타를 친 박현경이 강지선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이예원은 공동 42위(1언더파 287타)에 그쳤다.
오구 플레이 출장 정지 징계 끝에 1년 9개월 만에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 윤이나는 공동 34위(2언더파 286타)로 나름대로 성공적인 복귀전을 마쳤다.
신지애는 공동 31위(3언더파 285타)로 대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