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썰은 내가 21살에 군바리일 때 이야기임.
전화하려면 줄 서서하고 페메 해 보겠다고 밥도 안 처먹고 싸지방 선착순 달리기하던 시절이었음.
내가 입대하기 전에 여자 친구가 있었거든.
내가 2월 초에 입대했는데 여자 친구는 2월 말에 중국으로 교환학생인가 유학인가 가는 일정이라
서로 개같이 고생할 테니까 연락 꼭 자주 하고 국제전화 비싸지만 한 달에 한 번은 하고
여름에 방학이라고 한국오면 나도 맞춰서 휴가 나올게. 이런 헛짓거리를 잔뜩 나누고 입대했지.
일말상초? 난 이말일초였음 ㅋㅋㅋㅋㅋㅋ
대충 일병달고 한 달인가? 그쯤에 여자 친구가 연락은 잘못 하는데 자꾸 연락은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힘들다. 연락해도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게 힘들다.
뭐 주저리주저리 말하면서 헤어지자 했는데 지 편하자고 헤어지자고 한 거임.
나도 뭐 쿨하게 응 ㅅㄱ하고 말았음. 걍 매달리는 것도 짜증 나고 그렇게 오래 만난 것도 아니고
여자 친구랑 헤어지고 나니까 여자 친구가 그립거나 보고 싶은 건 아닌데 그냥 여자랑 대화를 안 하고 사는 게 너무 빡센 거임.
주변 동기나 위아래 가까운 선후임은 뭐 여자 친구가 어쨌네. 휴가나가서 여자 친구 보고 올 거네.
주변에서 기만질을 존나게 해대니까 점점 쌓이는거임
군대 가보면 알겠지만 모여서 뻘소리하는 대부분이 여자얘기임 ㅋㅋ
남고 공대 군대 테크트리를 탄 나에게 여사친이란 상상 속의 동물이나 다름없고
이런 ㅄ같은 나한테 부담 없이 연락할 수 있는 여자가 한 명 있었는데
중학교 때 다녔던 종합학원 영어쌤이었음.
수능치고 꾸준하게 연락하고 밥도 먹던 사이라서 거의 2주에 한 번? 꼴로 만나서 커피든 밥이든 먹는 사이라서
쌤이었던 여사친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편함.
근데 왜 쌤이냐면 나 중학생 때 자기가 가르친 학생이라고 호칭까면 얄짤없이 줘 패더라.
외로운 군생활에서 바깥 사람과의 시시콜콜한 수다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더라
근데 이게 점점 여자와의 대화라는 갈증을 쌤을 통해서 해소하니까
휴가 나갈 날이 다가올수록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싶더라 (참고로 예뻤음)
술 한 잔 하다보면 뭐 잘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 아무튼 쌤이랑 휴가 때 만나기로 하고 휴가를 나갔음.
일하다가 쓰는거라서 여기까지만 쓴다. 내일 보고 뒤에 이어서 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