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WC '노동착취' 논란에 FIFA 회장 "오히려 보람 느낄 것"

카타르WC '노동착취' 논란에 FIFA 회장 "오히려 보람 느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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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건설 작업 중 사망 3명뿐…FIFA 덕 150만 노동자 상황 나아져"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발언하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발언하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둘러싼 '노동 착취' 지적에 오히려 "노동을 통해 보람을 느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AP통신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싱크탱크 밀컨 연구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의 이주 노동자 착취 행태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FIFA가 이번 대회 준비 작업 중 숨진 노동자의 유족을 위해 기금을 마련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인판티노 회장은 즉답을 피한 채 최저임금을 도입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 "노동이라는 주제, 특히 고되고 힘든 노동에 대해 말할 때는 한 가지를 잊지 말자"면서 "(콘퍼런스 주최지) 미국은 이민의 국가고 내 부모님도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넘어온 이민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을 누군가에게 제공할 때 이는 아무리 고된 여건에서라도 존엄과 보람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런 노동은 (받기만 하는) 자선 행위와는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노동자들이 세계적으로 큰 행사의 경기장 건설에 참여하는 기회를 잡게 돼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는 취지다.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 개최를 위해 이주 노동자를 가혹한 근로 환경에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이후 10년간 인도·파키스탄·네팔 등지에서 온 노동자 6천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일 기준으로 유엔이 집계한, 러시아의 침공으로 사망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수 3천여명의 배를 넘는 규모다.

다만, 유엔은 현재 격렬한 교전이 있는 지역에서는 사상자 집계가 지연된 탓에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각국 대표팀 후원사 중에는 이번 대회와 관련한 마케팅을 일절 삼가겠다는 기업마저 나오기 시작했다.

카타르의 인권 문제에 국제축구연맹이 나서라고 촉구하는 벨기에 축구팬들
카타르의 인권 문제에 국제축구연맹이 나서라고 촉구하는 벨기에 축구팬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판티노 회장은 현재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이 3명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지금도 6천명이 다른 일을 하다가 죽었을 수도 있다"며 일부 언론이 보도한 사망 노동자 수는 실제 월드컵 경기장 건설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으려 했다.

이어 "물론 FIFA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며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책임질 수 없다"면서도 "FIFA와 축구 덕에 카타르에 있는 노동자 150만명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면서도 이번 노동착취 논란이 대회 준비 과정에 일정 부분 그늘을 드리웠다는 사실은 시인했다.

그는 지난 1월에도 월드컵과 관련해 논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유럽 평의회에 출석해 월드컵을 현재 4년이 아닌 격년으로 개최하면 유럽 이민을 꿈꾸며 위험 속에 지중해를 건너는 아프리카인의 익사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인들에게는 축구가 곧 '기회'가 되는 만큼, 현지에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 사람들이 위험한 이민 여정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이런 발언이 쪽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야 하는 열악한 이민 환경을 굳이 축구나 '2년 주기 월드컵'과 연결 지어 해석하려 한 적절치 못한 시도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인판티노 회장은 이후 성명을 내고 자신의 발언이 잘못 해석되고 있다며 그런 취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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